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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가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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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

우리 나이가 되면

 

내일모래 90이신 유권사님, 인생주기에 따라서 그 시기에 하는 일들이 다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그 주기를 잘 살면 좋고 어느 한 시기라도 잘못 살면 그 후유증이 인생후반기에 고스란히 나타나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제 인생에 육십 고개를 살짝 넘어서 뒤돌아보니 참 잘 못 살았던 지점들이 생각나서 무척 아픕니다.

 

부끄럽게 돌아보는 한평생

 

‘버럭 할 일’이 생긴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버럭 할 원인’이 있었다는 뜻이더군요.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이 하나도 안 틀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내 탓입니다. 남에게 핑계를 댈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가정사도 그렇고, 교회일도, 개인인생사도, 교우관계도 그렇더군요. 지금 삶의 모습은 언젠가 내가 뿌린 씨앗이 여기 지금 오늘 그런 모습이라는 점입니다. 젊어서는 막연했지만 지금은 실존이고 현실입니다.

유 권사님, 제 부친 정헌채 장로님이 병원에 입원해서 무릎 인공뼈 삽입수술을 하시고 또 다른 다리 수술을 준비하고 계시다는 소식을 멀리서 크게 듣습니다. 평생 지으시던 농사가 원인입니다. 금년만이라도 쉬셔야 하는데 쉬시는 게 가능할지 모두가 걱정입니다. 이게 자식들 마음인데 농심이 더 앞서면 무릎이 도져서 수술하나마나 일수도 있습니다. 달려가지 못하는 아쉬움과 죄송함으로 무릎의 연골이 다 닳도록 농사지으시는 한평생을 생각하면서 죄송스럽습니다. 자녀들의 모습을 봐도 뿌린 씨앗이 오늘 여기 그런 모습으로 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요,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에 미치게 됩니다.

교우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집니다. 친구들과의 관계는 더더욱 그렇구요. 욕심과 집착이, 무관심과 이기심이, 희생과 돌봄이 부족해서 생긴 결과에 가슴 쳐도 이미 배가 떠난 뒤라서 속수무책으로 기도할 뿐인 때가 있습니다. 목회도 마찬가집니다. 내가 목회했던 교회들에 가서 30년 목회를 돌아볼 수 있을까? 그때 같이 살았던 교우들이 무조건 반갑다고 껴안아 주실까 하고 생각하면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남은 십년 무탈하게 목회하는 길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지금 잘 심자. 지금 목숨 내놓자. 지금, 오늘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면서 살게 됩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고 교인 이기는 목사 없다”는 속초교회 김동준 목사의 말이 오늘 아침 크게 들립니다.

 

목자와 양 사이에는

 

이건 무조건적인 사랑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져주고 이해해주고 사랑해줘야할 대상입니다. 마치 예수님이 우리를 무조건 사랑하고 용납해주시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목사를 목자라고 부르는 것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주위에는 목자는커녕 목사노릇도 제대로 못하는 이들이 참 많습니다. 목자는커녕 삵꾼도 못되는 양 도둑질하기 바쁜 목사, 힘없는 양을 먹잇감으로 노리개로 삼는 목사도 많습니다.

교황청부터 시작해서 감독에 이르기까지, 교사로 시작해서 목사에 이르기까지 접촉점에는 늘 성폭력과 폭행이라는 단어가 판을 칩니다.

 

우리 교단의 모 신임감독도 성폭행의 의혹이 짙다고들 하는데 이 나이되어보니 전혀 근거 없는 경우나, 아니 땐 굴뚝은 거의 없습디다.

물욕, 매관매직으로 얻은 권력, 거기다가 여자문제 등 갈 데까지 간 교단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후배들에게 미안한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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