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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 오늘은 9988234를 기약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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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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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사님,

권사님 댁 밭둑에 고목이 된 감나무 세 그루는 참으로 볼만합니다. 단풍들었던 감잎이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가지에 주황색 감들만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제법 익어서 연시로 물러서 감나무에 매달린 것들도 있고, 아직 딴딴한 땡감인 채로 자연연시가 되는 과정 중에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더러는 밭둑에 떨어져서 반파된 상태로 된 숙성한 연시들도 있습니다.

속회예배를 드리고 선교속 노인들이 감나무 밭에 나갔습니다. 비닐봉지를 들기도 하고 빈 과일상자를 들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노인들이 감을 따는 날입니다. 감을 따고 곶감을 켜고 연시를 만드는 것은 젊은이들의 몫인데 젊은이들은 감나무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집주변의 개량종 키 높이로 키운 감나무도 지천인데 높이 달려있는 고목에 열린 감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말입니다.


모처럼의 육체노동에 모두들 동심의 즐거움이 더하고...

유권사님,
긴 장대에 낫을 달아 묶어 높이 선 가지에 대고 사정없이 흔들면 그 가지에 달려있는 감들이 마구 춤을 추다가 땅에 떨어집니다.

바닥이 감들로 즐비해지면 각자가 준비해온 그릇에 담습니다. 오늘은 원로목사이신 신종철 목사도 불려오셨고, 도장교회의 이승근 목사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눈치에 은총까지 겸하신 유권사님은 재빨리 자루에 무를 뽑아 넣으시고 원로목사님 차에 넣어 드리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만 감사하고 못 본 채 했습니다.

천개도 더되는 감들은 연시를 조금씩 챙기고 제 차에 다 실었습니다. 나이 80이 넘은 노인들이 몇 년 만에 모처럼 감을 따고는 감회가 새로워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또 있겠냐며 감격해하는 정순현 속장과 자식들 생각이 나서 몇 꾸러미 꾸리신 위복순 권사, 내일모래가 오십 줄인데도 제일 젊다는 이유로 감나무에 올라가서 흔들기도 하고 떨기도 하면서 제일 중노동을 마다않았던 이승근 목사는 참으로 즐거웠다고 육체노동의 가치를 인정했습니다. 유권사님, 권사님은 어떠셨습니까?


말갛게 고인 감식초를 나누려면 세월이 필요합니다

모아진 감들의 물기를 닦습니다. 그리고 감식초 담글 독을 알콜이나 불로 소독합니다. 감을 독에 차곡차곡 넣습니다. 일주일쯤 지나서 홍시가 된 감의 꼭지를 따고 홍시를 으깨어 씨와 껍질을 제거한 후에 독에 넣고 광목천으로 덮고 고무줄로 잘 감아 밀봉합니다.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곳에 두 세 주 놓아두면 알코올 발효가 됩니다. 감식초 발효액은 독 아래 고이고 찌꺼기는 위로 떠오릅니다. 찌꺼기를 건져내고 두어 달 연한 갈색의 투명하고 새콤한 맛이 나는 초산 발효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주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내년 2-3월이나 되어야 감식초가 완성될 것입니다.

몇 번 손질하는 것 외에는 하나님께서 자연스럽게 발효시켜주실 것이기 때문에 기다림과 믿음만 필요합니다. 자신이 없으면 드라이이스트를 0.1퍼센트(2킬로에 2그램) 정도 넣으면 온도차로 인해서 실수하는 경우까지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유권사님, 감식초는 2킬로에 1리터 정도 얻어지는 귀한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 몸에 참 좋습니다. 묽게 희석해서 차처럼 마시기도 하고 우유나 꿀에 타 마시면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고혈압과 심장병에 탁월하다고 하니 우리 선교속 어른들 내년에 감식초 드시고 9988234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유권사님, 9988234는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동안 앓고 4일째 되는 날 자손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하나님께로 가신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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