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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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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

 

유 권사님, 브라질에는 열병이 참 많습니다.

지난 한주간 한국에 다녀온 후유증으로 몸살이 심하게 해보자고 달려들었습니다. 오한이 나고 살갗이 접촉하면 아픕니다. 기침이 나고 소화도 안 되고, 밤새 계속 화장실이 부르고 참 고약했습니다.

걱정이 되어서 열병이 아닌가 하고 살폈습니다.

황열병, 댕구 혹은 댕기열병, 학질이라고 알려진 말라리아 등이 제가 아는 대표적인 모기가 매개하는 열병입니다. 흔히 우리 몸에 무리하면 오는 몸살과는 다른 증상입니다. 몸살은 좀 쉬면 낫는 병입니다만 황열병Yellow fever이나 댕기열Dengue fever, 말라리아malaria는 쉰다고 낫는 게 아닙니다.

 

이런 병들을 제 몸에 대비해서 살핍니다.

황열병은 예방주사를 맞았으니 걸렸을 확률은 낮고, 댕기는 브라질에 와서 모기물린 일이 적고 브라질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아닐 가능성이 많고, 말라리아는 예방주사를 맞아두었으니 괜찮을 것이고 그럼 도대체 이 오한과 아픔의 병명은 뭔가?

얼마 전 인디오 사역을 오래해 온 깜비나스교회 목사님이 댕기열에 걸려서 고생하는 것을 본지라 가슴이 더 철렁한 것입니다.

“각다구의 일종인 모기에 의해서 매개가 되는 병”이어서 집 주변에 모기가 서식할 환경을 없애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고 합니다.

브라질은 일 년 내내 모기가 역사하는 곳인지라 교회에 앉아 있으니까 브라질 공무원들이 집 주변의 웅덩이나 그릇에 물이 있는지 살피고 서류에 사인한 적이 있을 정도로 국가도 심각하게 생각하는 병입니다.

말라리아는 일 년에 1억 5천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아프리카의 경우만 100만 명이 죽는 그런 병이 주변에 삼킬 자를 찾아 맴돌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이혜경선교사는 이 병을 여섯 번이나 앓고 이겨낸 불굴의 선교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리 제 몸과 댕기열, 말라리아, 황열병을 대입해 봐도 근거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몸살감기네요.

정석윤 집사를 급히 불러내서 야간무료병원엘 갔습니다. 브라질서민들이 오는 24시간 동안 밤낮 가리지 않는 병원입니다. 환자가 너무 많습니다.

저도 접수를 하고 두어 시간 기다려서 의사를 만났습니다. 달변 통역자인 정석윤 집사가 제 증세를 의사에게 설명하고 처방전을 받았습니다.

주사실에서 주사한대 맞고 집에 와서 전기장판을 꺼내서 바닥을 따뜻하게 하고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내일 처방전을 들고 약방에 갈 참입니다. 그런데 아침이 개운합니다. 밤새 푹 잤습니다. 주일 예배 인도하는 것도 걱정했는데 할 만 합니다.

 

사람이 참 간사합니다

유 권사님, 사람이 참 간사합니다. 그리고 무력합니다. 별거 아닙니다. 하나님이 후 불면 날아가 버릴 인생입니다. 만물의 찌꺼기만도 못한 인생이라고 기도시간마다 인용하시는 우리 아버지 정헌채 장로의 기도가 딱 맞습니다. 그런데 참 교만합니다. 버르장머리가 없습니다. 코딱지만 한 이익도 포기 못하고 잘난 체 하며 삽니다.

저를 봐도 몸 간수 제대로 못해놓고 브라질에서 객사하는 것은 덕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몸살을 증세가 비슷하다고 말라리아 황열병 댕기열을 의심하는 것은 인간의 유한함입니다. 몸살을 앓으면서 살아 있는 동안 하나님께 더 영광 돌리면 살기로 다시 한 번 작정하는 한주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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