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복이 와요.’ 즐거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즐거워진다는 것을 일깨우는 이들이 웃음 나누기를 하고 있다. 서로의 뜻을 모아 웃음 전파사로 나선 이들은 ‘레크사랑 나눔회’회원들이다. 내가 즐겁고 우리가 즐겁고, 모두가 즐겁기를 바라는 이들은 오늘도 외로운 어르신들을 향해 웃음을 외친다. “크게 웃으세요. 많이 웃으세요. 하하하...”

선학종합사회복지관 지하 강당에서 박수소리와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짝~ 짝~ 짝짝짝~! 박수소리는 가볍고 우렁차다. 거대한 스마일 풍선을 기분 좋게 옆에 세우고 어르신들을 향해 즐거운 율동을 선보이는 이들은 ‘레크사랑나눔회’ 회원들이다.

2년째 독거노인들과 보육원생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 레크레이션 강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연수평생학습관 레크레이션강사 2급 과정 1기생으로 인연을 맺고 나눔을 실천하고자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레크사랑나눔회’를 만들었다. 20대~50대로 경찰, 회사원, 화가, 웃음코치 등 총 20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레크사랑나눔회’는 직업도 연령층도 다양하다.
“순수 봉사단체는 그리 많지 않아요.”라는 조우진 (경찰관. 42세)회장. “15년 경찰 생활을 하다 보니 어두운 곳을 많이 보게 돼요. 나 스스로 밝은 모습을 찾고 싶었고 주위를 밝아지게 하는 것을 찾다보니 그게 바로 레크레이션이었죠. 나로 인해 주변을 밝게 해주자. 그래서 동기생 모두와 뜻을 모았어요. 내가 즐겁고 우리가 즐겁고 사회가 밝아지길 우리 회원들은 바라고 있어요.”

그들 중에는 레크레이션 1급 심화과정에 도전하는 회원도 있고, 아예 웃음 코치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회사 내 행사를 이끌며 자신의 재능을 키우고 있는 회원도 적지 않다. “인천세계도시축전에서는 ‘인천시민건전놀이 마당’ 코너에서 7주 동안 2시간씩 시민을 위해 봉사도 했어요.”라는 김정욱씨.
“지역 내 크고 작은 행사에서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를 할 수 있어 보람되죠. 특히, 아빠의 그런 모습을 보고 아이가 더 좋아해요. 내가 즐겁고 남이 즐겁고 모두가 즐거울 수 있으니 정말 즐겁죠.” 정동수 씨가 말을 잇는다.

웃음소리와 음악소리에 선학종합사회복지관 지하 강당은 즐겁다. 빨간 니트 조끼를 입은 등이 살짝 굽은 곽 할머니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시며 웃는다. “몸은 이래도 마음은 청춘이야 참 재미있어.”
잠시 음악이 멈춘 뒤 장미꽃 마술이 이어진다. 마술을 선보이는 방 씨는 화가다. 레크레이션 강사로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그가 판소리 심청가 중 심청이가 아버지를 만나 눈 뜨는 대목을 부르며 어르신들의 흥을 돋운다. 어깨춤을 덩실 덩실 추시는 할머니들을 자리에서 일으켜 온 몸으로 노래를 부르게 하는 흥겨운 가락이 펼쳐진다. 레크사랑나눔회 회원들이 모두 나와 어르신들과 함께 춤을 춘다. 짠짜라와 남행열차가 이어지는 내내 어르신들은 쉬지 않고 박자를 맞춘다.

각자 다양한 재능을 앞세워 독거 어르신들과 웃음을 나누는 이날, 도연한지공예 회원들도 그 자리에 함께했다. (사)의석공예문화협회 인천지회 회원으로 활동하는 허 간사는 ‘레크사랑나눔회’ 조우진 회장의 아내다. 각자 다른 곳에서 봉사하고 있는 이들 부부가 독거노인을 위한 웃음 나눔에 뜻을 모아 함께 봉사를 연계하여 진행하고 있다.

한지를 이용해 접시 만들기 시작한다. 신문지를 붙이고 형형색색 한지를 풀칠하는 어르신들이 만들기에 집중한다. 80대 고운 은발의 할머니는 “작년에는 함지를 만들었는데, 시계 받침으로 쓰고 있어요. 아주 재미있어요.”라며 웃으신다.
완성된 한지 접시의 젖은 풀기를 드라이기로 말리시는 할머니들의 손이 바쁘다. “애들도 주고 마른 것 담아 둬야지...” 옆에 계신 할머니도 웃으신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웃음을 전파하겠다.”는 조우진 회장은 완성된 접시에 떡을 담아가시는 어르신들에게 사탕을 나눠드리며 외친다. “하루 15초씩만 웃으세요. 하하하~~ 많이 웃으세요~ 크게 웃으세요~ 하하하~~~~”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강당에 메아리처럼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