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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며느리 추석 송편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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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성욱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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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머니들 외국인 며느리들에게 추석 음식 전수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에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 빠져서는 안 될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맛있는 음식일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 며느리들에게 추석 음식 만들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 이에 한국의 어머니들이 외국인 며느리들을 위해 음식 솜씨 전수에 나섰다.

추석을 닷새 앞두고 연수동 터널어린이공원에 40여 명의 다국적 외국인 며느리들과 40년 살림 비법을 전수해 줄 한국의 어머니들이 모였다. 연수구 노인인력개발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함께 마련한 ‘어울림 한가위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다. 이날 모인 다문화 가정의 엄마와 아이들은 송편을 빚고 연을 만들어 날리며 아직은 조금 낯선 한국의 명절을 체험했다.

쑥, 호박, 적고구마 등으로 색을 낸 반죽에 깨와 밤 등의 속을 넣어 빚은 송편. 처음에 반죽 둥글리기도 어려워하던 외국인 며느리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예쁜 모양까지 만들어내며 먹음직스러운 송편을 빚어냈다. 필리핀, 베트남, 중국, 우즈베키스탄, 모로코 등등 출신지역은 달랐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음식을 만드는 모습은 한국인 며느리들과 다를 바 없었다. 차이점이라면 한국어 중간 중간에 자국어가 섞여 있다는 것 뿐.

한국 거주 7개월째인 중국인 이양씨는 “제가 임신을 해서 그냥 집에 있을까 고민했는데 오늘 송편도 먹고 다른 나라 친구들도 사귀어서 너무 좋았어요.”라며 즐거워했고, 4년 전 필리핀에서 와 지금은 귀화해 한국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화온씨는 “지금까지는 송편을 시장에서 사 먹었거든요. 직접 만들어 본 건 오늘이 처음이에요. 이렇게 바로 쪄서 먹으니까 훨씬 맛있네요. 집에서 다시 한 번 만들어봐야겠어요.”라고 말했다.
엄마들이 송편 빚기에 한창일 동안 아이들은 연 만들기에 푹 빠졌다. 공간이 협소하고 바람이 불지 않아 맘껏 연을 날릴 수는 없었지만 아이들은 처음 보는 신기한 장난감에 푹 빠져들었다.

이날 행사는 ‘황금밥상’과 ‘연사랑 봉사단’ 어르신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황금밥상’은 다문화가정 요리지도 사업단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다문화 가정에 대한 교육과 요리 실습을 받으신 후 각 가정을 방문해 한국 요리를 시연해 준다. ‘연사랑 봉사단’은 가오리연 등 전통연 만드는 법을 배워 각종 행사장에서 봉사를 해 주고 있다. 명절을 맞아 바쁜 일정 속에서도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귀한 시간을 내주었다.

행사에 참여한 외국인 며느리들은 한국에 온 지 열흘 된 새댁부터 능숙한 한국어 솜씨를 자랑하는 4년차 며느리까지 다양했다. 한국에 대한 이해도와 겉모습은 모두 달랐지만 그들은 좋은 며느리,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체험을 바탕으로 올 추석에는 시댁 어르신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며느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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