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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끓여서 더 맛있는 커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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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성욱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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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구노인복지관, 노인일자리 실버카페 ‘하늘나리’의 매출 대작전


늘 청춘일 것 같은 인생도 언젠간 늙는다. 지나보면 모두가 잠깐인 세월. 노년으로 접어든 나이에는 뭘 하고 살까. 모습은 노인이지만 마음은 아직 인 할머니들이 커피 집을 냈다. 립스틱을 곱게 바르고 활짝 웃으며 내오는 할머니들의 커피는 과연 맛있을까. 가정의 달을 맞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지킨다는 뜻이 담긴 ‘하늘나리’ 커피집 할머니들의 일자리 현장이다.

오늘은 비가 와서 손님이 덜 하네
"아이고, 오늘은 비와 와서 손님이 덜 하네, 더 팔아야 하는데... 봄비가 잦으면 농사일하는 쪽에선 반갑지만, 하늘나리 카페는 울상이다. 아무래도 복지관에 나오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날 갤 때 보다 덜 하기 때문이다.
비 때문에 손님이 적어 걱정인 상인들은 다름 아닌 계양구복지관에 카페를 연 할머니들이다. 어느 새 찾아온 백발이지만 집에서 그냥 놀기엔 아직은 이른 나이. 뭔가 일하면서 작은 보람을 찾고 싶었다.

작전동에 사는 이 씨(70)는 “아침에 깨면 오늘 할 일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일하러 가기위해 내 모습도 꾸미게 되고, 사람들 앞에 서다보니 자신감도 넘쳐요”라며 “젊었을 때 인삼찻집을 한 게 카페 일에 도움이 돼서 더 다행이죠”라고 말한다.
이 할머니처럼 하늘나리 카페에서 일하는 할머니들은 모두 20명. 4조로 나눠 하루 4시간씩 주말을 빼고 근무한다. 오늘 매출을 맡은 같은 조의 4명의 할머니들. 연세만 묻지 않았다면 아직도 젊은 모습이다. 과연 커피 맛은 어떨까.

콩 라떼부터 아메리카노 까지 얼마든지 가능
이윽고 어둡던 할머니들 표정이 밝아졌다. 복지관 프로그램을 마치고 집에 가다 들른 친구할머니가 첫 손님으로 찾았기 때문이다. “저번에 그거. 콩라떼로 줘봐. 많이 팔았어? 오늘은 좀 달게 해서. 1500원이지.”
하늘나리 카페에서는 아메리카노 커피 외에도 보이차와 쌍화차, 인삼차를 먹을 수 있다. 또 건강을 위한 검은콩과 고구마, 녹차, 단호박도 우유와 섞어 라떼 식으로 판다. 주 고객층인 노인분들 취향에 맞췄기 때문이다.

계양구노인복지관 측은 “카페 할머니들은 개업 전 일찌감치 바리스타 과정을 수료했어요. 하늘나리 카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죠. 커피재료도 일반 전문점과 같은 수준을 사용해요”라며, “점심땐 인근 은행이나 회사 직원들이 들러 마셔요. 반응은 물론 좋죠. 값은 저렴하면서 맛도 일류커피전문점 수준이니까요”라고 전했다.
일단 맛과 가격에서 점수를 받은 하늘나리 커피. 문제는 매출이다. 많이 팔아야 할머니들 수입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많을 땐 80잔까지 오전에 판다. 테이크 아웃해가는 손님까지 잡으려면 더 손이 재야한다.

노인 일자리 어떻게 만드나
이렇게 해서 하늘나리 커피집 할머니들이 받는 월급은 얼마나 될까.
먼 곳에서 차를 타고 출근하는 효성동 박영자 할머니는 “약 20만원 안팎이라고 들었어요. 나라에서 10만원은 보조받고 나머지는 파는 잔 수에 따라 달라져요. 한 달에 10일 일해서 버는 돈치곤 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많다고도 할 수 없네요”라고 말했다.
곽화자 할머니는 “작년에 독거노인 반찬배달 때는 보조금 20만원에 기본 3시간을 일했어요. 커피일은 한곳에서 하지만 물일이고 또 서있기 때문에 만만치 않아요. 기본보조금을 다른 노인일자리와 맞춰주면 즐거운 마음으로 더 많이 팔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계양구 하늘나리 카페처럼 현재 시내 노인일자리는 아직까지 걸음마 수준이다. 집에서 지내야하는 재가독거노인 방문도우미사업이나 급식도우미사업 등은 그나마 정착단계다. 반면 실버카페나 부품조립 등 시장형 사업은 운영노하우를 더 개발해야 한다. 매출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노인들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놀러 다니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타서 쓰는 용돈과 내가 직접 버는 돈은 또 다름을 노인들은 알고 있다.
한 할머니는 “적지만 일해서 번 돈이 소중해요. 동네 친구들이 부러워할 정도죠. 난 돈도 좋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여기까지 걸어서 와요. 30분 걸려요”라며 “실버카페 외에도 노인들이 할 수 있는 노인상담이나 도시락배달 등 일자리가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문의 : 032-552-4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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