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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만학도들이 펼치는 축제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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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성욱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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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천중·고등학교의 ‘백암예술제’

가을은 다양하고 다채로운 축제가 곳곳에서 펼쳐지는 ‘축제의 계절’이다.
마을에서 학교에서 공공기관에서 공원과 거리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열리는 축제마당은 뜻을 함께하는 공동체들이 모여 공감대를 형성하며 단합과 화합을 보여주는 ‘장(場)’이라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지난 19일 남구 학익동에 위치한 남인천중·고등학교에서는 특별한 축제가 열렸다.
인천에서 첫 평생학습시설의 학력인정 학교로 지정된 남인천중·고교 성인반 학생들이 펼치는 교내축제인 ‘제20회 백암예술제’가 학생회주관으로 대강당에서 막을 올렸다.
재학생을 포함해 가족과 친지들로 강당을 가득 메운 이 축제는 배움의 기회를 놓쳐 늦은 나이에 시작한 성인반 학생들의 잠재된 재능으로 발산하는 무대이다. 큰 웃음과 감동을 주는 무대에서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보는 그들의 열정만큼은 청소년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늦깎이 만학도들이 만들어가는 축제마당은 저마다 사연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뒤늦게 갈망하던 공부로 만나 서로 부족함을 채워가며 아픔을 위로하고 또 격려하며 정으로 쌓아 만든 축제라서 사람의 정이 있고, 사랑이 있고, 따뜻함이 있고, 웃음이 있고, 눈물이 있고, 감동이 있다. 이들이 보여주는 숨은 끼와 열정을 뽐내는 이 자리는 그동안 가정에서는 주부로, 또 집안의 가장으로, 그리고 기업의 사장님으로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림들이 각자 맡은 일에 충실하며 틈틈이 시간을 만들어 준비한 값진 무대라서 더욱 아름답게 빛났다.

백암예술제에는 ‘반별 장기자랑’과 천상의 하모니를 보여주는 ‘합창 경연대회’와 가수 못지않은 가창력과 무대 매너를 보여주는 ‘장미 가요제’, 그리고 미술솜씨를 보여주는 ‘미술작품전시회’등 으로 꾸며졌다.
신나고 흥겨운 두드림으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난타공연은 고3학생들이 후배들을 위해 꾸민 무대로 관객들에게 소리를 통해 기(氣)를 불어 넣어 주는 힘찬 무대였다.
학교의 막내답게 중학교 1학년학생들이 귀여운 모습으로 짝꿍과 함께 손가락으로 보여주는 언어인 수화 ‘손으로 말해요’는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고3학생들이 준비한 캉캉춤은 현란하게 레이스가 달린 붉은 의상과 그물스타킹 등 프로에 가까운 몸놀림은 마치 프랑스 파리의 물랑루즈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하며 많은 박수갈채를 받은 인기공연이었다.


학생 유정자씨(65세, 고3)는 “캉캉춤이 처음에는 생소하고 어려워서 연습을 꾸준하게 해야 하는데 많이 못했어요. 기말고사 끝나고 여름방학이었거든요. 또 개학하고 얼마 되지 않아 추석이 있어서 다들 시간내기가 힘들었는데 열흘정도 시간을 내서 한마음으로 열심히 잘 해서인지 성공적으로 마쳤네요. 어린 동생들과 어울려 함께 축제 준비를 하면서 내내 행복했습니다. 새로운 정도 생기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즐겁고 신났어요.”라며 “늦게 시작한 공부지만 뿌듯하고 매사에 자신감이 생기고 당당해지더라고요. 학교에 다니는 게 너무 즐겁습니다.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호응도 해주고 지지해줘서 남편과 자식들에게 너무 감사하지요.”라며 밝게 웃는다.

수십 년 간 각기 다른 삶의 모습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예술제를 통해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해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산하며 더욱 하나가 되는 모습에 관객들은 큰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엄마를 응원하러 온 양정윤씨(31세, 남구 학익동)는 “제가 보시다시피 만삭이예요. 출산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거든요. 뱃속에 있는 아기와 친정엄마의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왔어요. 늘 살면서 배움에 대한 아쉬움이 있으셨는데 공부하시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좋고 오늘 공연하는 엄마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너무 깜짝 놀랐어요. 다들 열정적이고 대단하시네요.”라며 엄마와 학우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학생 문진영씨(60세, 고3)는 “우리 반은 유일하게 저 혼자 남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다니는 게 너무 즐겁고 좋아요.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은 사회에서 만난 친구와 다르게 동등하고 공정하고 계산적이지도 않고 서로 도와주고 아껴주지요. 나이가 들어서 학교 다니니까 생각도 넓어지고 활력소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건강이 저절로 좋아졌어요. 자영업을 몇 개 운영하고 있는데 학교에 다니면서 지각과 결석을 한 번도 한적이 없어요. 처음에는 학교에 다닌다는 것이 쑥스럽고 부끄러웠는데 용기를 내서 학교에 오니까 그런 마음이 저절로 없어지더라고요. 이번에 인천대에 원서를 지원했어요. 우리 손자에게 멋진 할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라며 해맑게 웃는다.
소강당에서는 ‘백암 갤러리’라는 타이틀로 재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만든 옵아트와 점묘화 그리고 한지를 이용한 조명등 등의 작품을 감상하는 ‘미술작품전시회’가 학교를 방문한 가족들의 눈길을 끌어 모았다.
행사담당 오택주 교사(남인천중·고교 평생교육부장)는 “배움의 기회를 놓쳤지만 삼사십여 년 전으로 돌아가 그 때 경험해보지 못한 학창시절을 이제 경험하고 즐기며 추억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든 것 같아서 보람되고 흐뭇합니다. 이 행사를 계기로 서로 간에 더욱 친밀감을 형성하고 졸업 후에도 동창과 동문관계로 우정변하지 않고 오래도록 지속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 2012학년도 남인천중·고 성인반 입학안내 >
접수기간 : 10월 4일부터 선착순모집 (중학교4학급, 고등학교4학급)
접수장소 : 본관3층 교무실
문의 : (032)863-99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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