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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짝’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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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노인종합문화회관’ 행복한 만남 주선

노년은 아름답다. 제2의 인생을 설계하며 짝을 찾아 새롭게 시작하려는 노년은 더욱 아름답다. 인생의 황금기를 더욱 빛나게 할 또 다른 인연. “혼자 사는 노인들이 함께 지내면서 서로 의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약용은 <목민심서> 애민편을 이렇게 권면했다. 합독(合櫝)사업 ‘어르신 만남의 날’이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의 주선으로 전국 최초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지난달 26일,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새로운 짝을 찾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인천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의 할아버지 50명과 할머니 50명 총 100명의 어르신이 곱게 단장하고 가슴에 이름표를 달았다.
짝을 찾기 위해 모인 어르신들의 연령층도 다양하다. 할아버지는 62세~87세까지, 할머니는 61세~77세까지 어르신들은 청춘 부럽지 않는 외모와 건강을 선뵈며 짝을 찾기 위해 조별로 나뉘어 자기소개를 시작한다. 10개조로 나뉜 할아버지들이 차례대로 테이블을 돌아가면서 움직인다. 이동할 때 마다 눈빛을 교환하면서 마음을 맞추는 어르신들은 다소 긴장한 빛이 역력했지만 그 자체가 즐겁다.

“얼굴은 안봅니다. 마음 편하게 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괜찮습니다. 많이 지원해주세요.”
“너무 외로워서 안되겠어. 짝을 만나서 서로 위로하고 지냈으면 좋겠어요.” 할아버지들은 용기를 내어 참가한 이유를 전한다.
이00(67세. 계산동거주)할아버지는 상처한지 11년째다. “이 자리에 두세 명 마음에 드는 분 있다.”고 귀뜸하는 할아버지는 정년퇴임 후 경비일을 하고 있다. “그 분들과 아직 깊은 대화는 못해봤다. 좋은 인연 찾아서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살고 싶다.”면서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을 “함께 여행하는 것”이라 했다.

게임을 하면서 서로의 속내를 탐색하고 마술쇼를 함께 보면서 긴장을 푸는 사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마음은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관심 있는 이성에게 명함을 주는 시간에는 용기를 내어 손을 내어민다. 명함을 받은 분은 순간 화색이 돈다. 하지만 명함을 주고도 받지 못한 분들의 표정은 씁쓸하기만 하다.

고형식(71세, 부평) 어르신도 마음에 드는 짝을 정했다. “명함 3장을 받고 1장만 건넸어.”라며 웃으신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할머니를 8년 병간호하고 6년을 혼자 사셨다. “나 고생 많이 했지. 지금이라도 좋은 짝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외로운 건 너무 힘들어. 아주 작은 자동차도 하나 준비했지. 친구 생기면 여행가려구. 새로운 인생 다시 시작이야...그 분이 날 맘에 뒀는지는 몰라?”

서로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장미꽃 전달의 시간은 모인 어르신들을 긴장시켰다. 쑥스러운 할아버지는 장미를 등 뒤로 숨기고, 양복 안쪽에 숨겨 마음을 전할 때 얼른 꺼내어 전달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제자리로 돌아온다. 장미의 선택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 커플이 된 어르신들은 환하게 웃는다.

이날, 1차와 2차에 거쳐 짝을 찾은 어르신은 모두 18쌍. 짝을 찾은 어르신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기뻐하신다. 이만옥(68세, 논현동) 어르신과 천순자(68세) 어르신이 서로를 짝으로 선택했다.
이만옥 어르신은 “짝 될 줄 알았지. 첫 데이트는 상대편이 하자는 데로 할거야. 무조건 따라가야지.”라며 활짝 웃으신다.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어요.” 천순자 어르신은 짝으로 이 할아버지를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어르신들은 다정히 웃으신다.

합독은 노령화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또 하나 선택이다. 2011년 3월 1회를 시작으로 2회째를 맡는 ‘만남의 날’은 어르신들에게는 외로움을 이기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되고 있다.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 김세진 팀장은 “어르신들에게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은 외로움.”이라면서 “지난 1회 때는 26쌍이 커플이 됐다. 남성보다 여성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의사 밝힌다. 커플의 최종 목적은 결혼이지만, 단계적으로 서로 알아가는 것이 우선이라며 친구로 80%, 연인으로 20%의 비율을 보인다. 어르신들 짝을 만나는 것에 더 신중하다.”고 했다.
김 팀장은 이어 “자녀의 동의서를 받아 진행하고 있다. 사실혼관계 어르신은 참가자격이 없다. 자격을 꼼꼼히 챙겨서 진행하고 있다. 어렵게 만난 분들의 만남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다. 어르신 ‘만남의 날’은 지속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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