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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ㅣ게이츠와 발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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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자옥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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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남에게 뒤질까 봐 항상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남들이 다 누리는 것을 나만 누리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있다. 비슷한 실력을 가진 친구가 같은 회사에 입사를 했다. 승진 인사에서 두 사람이 같이 승진하든가 같이 승진하지 못하면 괜찮다. 그런데 만약 회사 규정상 한 사람은 승진하고 한 사람은 승진할 수 없다면 자신이 낙오자가 될까 봐 두려워한다.

그러나 사랑은 경쟁에서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한다.

요즘 부모들은 두려움에 빠져 있다. 내 자식들이 남에게 뒤질까봐 두려워 하고 있다. 많은 것을 필요해서가 아니라 남들이 다 하기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에 좇아 한다.

《살아 있는 신화》라는 책이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장인 스티븐 발머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 하면 보통 빌 게이츠만 떠올린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빌 게이츠와 스티븐 발머 두 사람이 함께 이룬 사업이다. 두 사람은 하버드 대학교 동창생으로 둘 다 학교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2학년 때 중퇴를 하고 사업을 하였다. 먼저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후에 발머를 불렀다. 그리고 빌 게이츠는 기술 분야를, 발머는 경영 분야를 맡았다.

발머의 경영 능력이 없었으면 빌 게이츠의 기술만 가지고는 오늘날의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룰 수 없었다. 그런데 발머는 친구 밑에서 20년 동안 2인자로 활동하다가 3년 전에 빌 게이츠가 은퇴하고 비로소 회장을 맡았다. 사람은 본성적으로 볼 때 친구 밑에서 20년 동안 2인자로 있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발머는 그 20년 동안에 자신의 능력도 충분히 발휘하여 인정은 물론 돈도 많이 벌었다.

회장이 된 다음에 기자들이 물었다. 20년 동안 친구 밑에서 2인자로 있을 때에 갈등이 없었느냐고. 그는 태연하게 갈등이 없었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나는 회사를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1인자이든 2인자이든 그것은 상관없다. 오직 회사를 위해서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최고의 보상이었다.” 이러한 발머야말로 갈렙의 후예라고 생각한다.

갈렙은 여호수아와 같은 조건하에 있었지만 영원한 2인자였다. 발머에게는 회장 자리가 돌아왔지만 40년을, 아니 60년을 기다렸어도 갈렙에게는 그런 기회마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렙에게 누군가 “수십 년 동안 여호수아 밑에서 2인자로 있을 때에 갈등이 없었느냐?” 물었다면 갈렙은 서슴없이 “갈등 같은 것은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하나님의 민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1인자이든 2인자이든 그것은 상관없었다. 오직 민족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최고의 보상이었다.” 라고 말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계가 혼탁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독보적인 1인자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적인 성공의식 때문이다. 그래서 흑색선전이나 과문서가 난무하고 인신공격은 물론 금품살포라는 세속적 타락 선거를 거침없이 자행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세속적인 정치풍토에서는 거의 만성적인 불치병이 되었다. 공산 독재 치하에서는 숙청이라는 무자비한 방법이 동원되고 법의 이름으로 정적을 제거하거나 연금, 추방 등 온갖 편법이 자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1등 강박관념 혹은 노이로제 현상은 스포츠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등 아니면 모두 패배와 같다. 방송이나 신문 등 모든 매스컴도 모 아니면 도이다. 이런 단세포적 사고와 흑백논리로 백성을 몰고 있다.

생각해보라. 2인자가 전무한 상태에 1인자, 여기에서 독재자가 자연스럽게 탄생되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2인자가 포진해 있음으로 해서 오히려 1인자의 존재가치가 빼어날 뿐 아니라 2인자 덕분에 1인자라고 마냥 교만해질 수 없는 것이다. 1인자의 보상이 물거품 같은 명예라 할 것이면 2인자의 보상은 일을 사랑함으로 그 일 자체가 주는 행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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