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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관점에서 본 천만 관객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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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관점에서 본 천만 관객 영화

 

추태화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교수)

 

 

이번 여름 한국 영화계에 때아닌 신바람이 불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두 편이나 등장했기 때문이다. <암살>과 <베테랑>이 그 주목의 대상이었다. “암살”은 일제 시대 독립군과 항일 운동을 중심으로 벌어진 역사와 애환을 그린 영화. “베테랑”은 현대로 앵글을 돌려 우리 시대에 벌어지는 상류층과 서민, 그 사이에 정의를 집행하는 경찰의 풍경을 그린 영화. 두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동원한 원인에는 연기파 유명배우, 잘짜여진 스토리라인, 무지막지한(?) 힘의 배급사 등등 외적인 요인을 꼽을 수 있겠지만 우리의 관심은 보다 더 깊고도 심오하다.

천만 관객 배경을 분석하자면 관객의 심리가 중요하다 하겠다. “암살”에는 독립군 내부에 숨어있던 이중간첩, 당시 활개치던 친일파, 해방 이후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친일척결이 시민의 무의식에 깔려있단 의미다. 유감스럽게도 이승만대통령 시절 거부된 반민특위로 인해 대한민국은 과거사청산이란 문제가 아직도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한국 사회에 지금까지 갈등요인으로 친일파청산이 남아있는 것이 희망찬 미래를 위해 해결해야할 문제이다. 얼마나 억울한 영혼이 구천을 떠돌며, 피해입은 백성들이 원한을 풀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베테랑”은 권력의 공의를 희구하는 시민의 무의식이 깔려있다. 얼마전 어느 항공사 임원의 ‘땅콩회항’으로 벌어진 갑질 논쟁은 국민들 마음을 다시 뒤흔들어 놓았다. 기업의 갑질과 횡포를 감내하고 있던 관객들은 그나마 경찰이 믿음직스럽다. 현실에선 가끔 그렇지 못해보였던 민중의 지팡이 경찰이 영화를 종횡무진 누비는 광경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한때 민중의 몽둥이라고 비난하던 뒤담화조차 진정한 공권력을 발견한 듯 박수갈채를 보낸다.

관객은 바보가 아니다. 현재의 관객은 냉철한 평론가이다. 그들의 선구안은 거의 프로급이다. 관객은 쌓이고 쌓인 내면의 갈증, 그것이 어떤 감정이라도 영화로 폭로하고자 한다. 영화는 관객의 내면을 힐링하고 관객은 영화를 통해 말한다. 천만이 방문한 영화라면, 거기에 민중의 집단무의식이 내포되어 있다. 민중은 영화로 말한다. 관객은 영화로 무언의 주장을 한다. “쪽팔리지 않게 살자!”(베테랑 중에서) 암살의 배경으로 말한다면 역사에 쪽팔리지 않게, 친일파들은 백성들 앞에 쪽팔리지 않게 속죄하고 과거사청산에 맡길 줄 알아야 한다. 베테랑을 두고 말한다면, 돈 몇푼, 권력 몇 조각 챙겼다고 사람 무시하고 인권 무시하는 그런 촌부가 되지말고,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품위를 지키며 살자는 것이다. 이러할 때 백성 모두가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어느 누구도 한을 품고 병들어 가는 사회가 아닌, 진정 모두가 모두에게 ‘쪽’이 서는 사회가 되기를 영화를 핑계로 주장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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