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분류

솜씨자랑, 장학금 마련 ‘토담’

작성자 정보

  • 강성욱 기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흙이 불을 만나 ‘조화’를 부린다. 그것의 변신은 무제한. 젊은 토기장인 인천디자인고 세라믹아트디자인과 학생들의 솜씨에 의해 모양과 색깔이 다양한 세라믹아트가 탄생한다. 넘치는 끼와 재능을 선보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한 그들의 작품은 일반인들에게 판매돼 어려운 친구의 장학금으로 쓰여진다. 그들의 작품이 전시된 곳이 바로 ‘토담’이다. 미래의 디자이너를 배출하는 인천디자인고등학교는 교내에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 · 판매하는 ‘토담’을 운영하고 있다.

2005년부터 문을 연 토담은 교과과정 중에 만들어지는 작품을 가치 있게 활용하기 위한 고심에서 선택되었다. 디자인, 제작, 판매로 이어지는 기업적 환경을 익히는 계기가 되는 토담은 우수한 인재양성에 목적을 두기도 한다. 배움을 나눔으로 실천하는 학생들은 물레에 자신과 하나인 지점토를 올린다. 온힘으로 지점토를 다듬고 디자인하며 가마에서 미래를 굽는다.

수업에 한창인 학생들의 작업복은 온통 흙으로 덮여있다. 당연한 듯, 이들의 손도 흙으로 물들어 있다. 흙과 시간을 보내는 이들은 조용하다. 끊임없이 물레를 돌리는 학생. 그 옆에서 지점토의 공기를 빼기 위해 반복적으로 지점토를 반죽한다. 온 힘을 다해 물레위에 앉은 지점토를 누르며 틀을 잡는 여학생. 곧 있을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편다솜(2학년)학생이다. “작업을 하는 것이 힘들지만 좋아요... 좁고 긴 원통을 만드는 것이 어려워요. ”라며, “토담에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고 판매되어 꼭 필요한 친구들에게 쓰여 지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동그란 얼굴이 수줍게 미소 짓는다.

학생들은 수없이 반복되는 물레질로 형상을 잡아간다. 작은 오차라도 생기면 과감하게 실로 공들인 지점토를 잘라낸다. 실패를 거듭하며 완성 된 작품을 ‘토담’에 선뜻 내어 놓는 것이 싶지 않은 일이지만 이들은 아까워하지 않는다. 작고 아기자기한 소품에서 그릇세트, 무늬도 화려한 접시, 고려청자를 보듯 섬세하고 화려한 문양이 촘촘히 놓여있는 도자기 등 실생활에 쓰여 지고 장식용을 이용되는 작품들이 토담을 메우고 있다.

“자식을 내어 놓는 것 같아 팔지 못하고 전시만 하는 작품도 있어요.”라며 숨겨놓은 듯 화병을 전시품 뒷줄에서 꺼내는 정순자(세라믹아트 디자인과부장) 선생님. 좁고 긴 토담을 칸칸히 채운 작품들을 보며 만든 학생들이 눈에 박힌 듯 되새긴다. 학생들이 정성을 다해 빚은 작품 하나하나를 이야기보따리를 풀 듯 설명한다. “가끔은 기발한 작품이 나오기도 해요. 이곳을 찾는 분들은 일반적이지 않고 독특한 디자인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복도 곳곳에 이들의 손끝으로 태어난 작품이 전시되어있다. 도자기로 작은 종을 만들고 모빌처럼 엮어 걸어놓았다. 둥근 추의 부딪힘의 소리가 경쾌하고 맑다. 프로방스 스타일의 탁자 위를 수놓은 타일은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그림으로 화려하게 내려앉았다. 창가에 놓인 빨간 장식이 달린 구두가 햇살에 눈부시다. 이곳 학생들의 손끝에서는 끊이지 않는 실타래처럼 달콤한 이야기가 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둥근 접시위에 문양을 새기고 있는 최대호(3학년)학생은 “직접 만든 작품이 친구들에게 도움이 된다니 기뻐요. 나도 조금 보탰구나! 생각을 하니 뿌듯하구요.”라며 웃는다. 흙을 빚는 이곳의 학생들은 무던하고 안정적으로 보인다. 서로를 배려하고 자신의 생각을 작품으로 다듬어 가는 학생들. 그 결과물이 친구에게 도움 되고 있어 이들의 작품은 더욱 빛나고 있다.

토담에서는 학생들의 작품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기성작가나 생활로 판매하는 이들에게 조심스러운 부분이에요. 하지만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일이기 때문에 이해하시리라 믿어요.”라며 이해를 구하는 정순자 선생님. “우리학교 학생들이 앞으로 인천의 디자인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것임을 확신합니다.”라며 학생들의 실력이 우수함을 조심스레 피력한다.
이곳의 주요고객은 학부모와 교사, 지역주민이다. 어느새 토담은 입소문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다소 서툰 작품도 신선하고 독특한 멋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인천디자인고등학교는 실내디자인과와 섬유 패션, 시각정보디자인, 제품디자인, 세라믹아트디자인과로 운영되고 있다. 년1회 그동안 학생들이 배우고 만든 작품을 선보이는 디자인 전시회도 갖는다. 또한, 이곳에는 학교시설을 오픈하고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도자기 평생교육도 운영되고 있다. (문의:562-0294)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