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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자라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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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숲에 떨어진 돌맹이, 나뭇잎, 흙 한조각에도 관심을 갖고 손으로 집어서 보고, 냄새도 맡아보면서 자연의 모든 것을 느끼고 만끽한다.

벽도 없고, 지붕도 없이 그야말로 대자연이 교육의 장인 숲 유치원. 연수구 청량산의 아침은 매일 재잘대고, 종알거리는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로 시작된다.
콘크리트로 둘러쳐진 실내에서 이뤄지는 교실학습이 아닌 자연을 배우고, 숲에서 모든 것을 알아가는 숲 유치원. 아이들은 숲에 떨어진 돌맹이, 나뭇잎, 흙 한조각에도 관심을 갖고 손으로 집어서 보고, 냄새도 맡아보면서 자연의 모든 것을 느끼고 만끽한다.

자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자연은 느끼고 만지고 체험하는 대상이 아닌 그저 바라보고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러기에 자연이 만들어낸 흙, 돌멩이, 나뭇가지도 만져보기를 꺼려한다. 그러나 숲 유치원의 어린이들은 다르다. 이미 숲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호흡하기 위해 준비되고 훈련되어 있다. 잠바에 운동화, 돋보기, 관찰용 컵, 방수용 방석, 물통, 관찰공책을 배낭에 준비한다. 그리고 배가 고플 때 먹을 간식들까지.
산에 오르면서 담벼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를 보면서 담쟁이 나라, 진달래를 보면서 분홍나라. 산수유와 개나리를 보며 노랑나라 등으로 이름붙이면서 산에 핀 꽃이름도 배우고, 색깔도 자연스레 알아간다.
숲유치원 김은숙 원장은 “아이들이 매일매일 산에 오르면서 자연을 대충대충 보는 것이 아니라 더 세심히 관찰하고 자연의 변화를 더 잘 감지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개구리알 “푸딩같아요”, “젤리같아요”
자연의 모든 것이 아이들에겐 관찰의 대상이다. 신기한 돌맹이, 나뭇잎, 꽃잎, 새싹을 보면서 아이들은 돋
보기를 꺼내 관찰하며 무엇인지 궁금해 한다.
청량산 개구리 웅덩이에서 아이들은 아직 개구리알과 올챙이들을 관찰하며 손으로 개구리알을 떠 보며 신기해 한다. 개구리 알에 쏠린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이 귀엽다. 개구리 알을보며 저마다 개구리알이 “젤리 같아요”, “푸딩같아요”하며 신기해 하며 관찰공책에 그림도 그리고 내용도 써본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과학책이나 개구리 관련 동화책에나 봄직한 개구리 알을 숲유치원 아이들은 실제로 생생하게 개구리들을 관찰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관찰용 컵에 개구리알을 담아 보며 까만 개구리알을 보며 서로 재잘된다. 어디서도 할 수 없는 산교육이다. 매일 이산을 오르는 아이들은 며칠만 지나면 올챙이에서 개구리로 변해 그 연못에서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개구리들을 반겨할 것이다.

비가와도, 눈이와도 자연속에 있는 아이들
숲의 중간쯤 오르면 아이들은 그날 어느숲에서 놀 것인지를 정한다. 오늘은 ‘모험의 숲’으로 가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모험의 숲으로 가는 길엔 나무악어가 아이들을 반긴다. 숲이 성장과 노화를 거치면서 죽은 나무들의 형상이 악어와 닮아 있다. 아이들은 나무 악어에 풀도 먹여주고, 흙으로된 밥도 먹여주며 나무를 만져보며 느낌을 체험한다. 악어가 더러워질까봐 풀을 가져와 몸을 닦아주는 아이도 있다.
나무가 악어입처럼 딱벌려 있는게 마냥 신기해 아이들은 악어곁을 맴돈다. 악어를 뒤로 하고 아이들은 저마다 편한 자세로 땅바닥에 주저앉아 나무막대기로 바위를 두드리고, 나무끼리 톡톡대며 숲속음악회를 연다. “깊은 산속에 아기다람쥐, 살짝다가와 작은 꽃잎 흔들면서 인사하네요.~~~~” 꾀꼬리같은 아이들의 청량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숲속 유치원은 비가와도, 눈이와도, 바람이 불어도, 날씨가 추워도 열린다. 부모들은 날씨가 안 좋은데 어떻게 아이들이 숲에서 놀 수 있을까하고 의아해 하지만 아이들은 비가 오면 우비를 입고, 날씨가 추우면 얇은 옷 여러겹을 껴입고, 눈이오면 장갑에 모자로 무장하고 숲으로 들어간다. 숲 유치원엔 ‘나쁜 날씨란 없다. 다만 나쁜 복장이 있을 따름이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옷이 더러워질까 아무데나 앉지 못하는 아이는 없다. 흙에 자연스럽게 앉아 딩굴며 땅도 파고, 나무들에 매달리면서 오감을 만끽하고 자연이 교육의 원천이라는 깊은 원리를 배운다. 이곳에 아이들을 보내는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옷을 더럽혀 오면 “오늘 정말 잘 놀았구나”하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감기에 걸렸던 아이들도 숲유치원에서 자연과 함께 잘 놀다오면 감기가 낳을 정도로 인간이 결국 어디에 있어야 하고, 어디서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학부모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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