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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인생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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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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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이렇게 적고 보니 더 이상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저 몇 개의 풍경과 냄새,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지나간다.
이 가을 그리고 어느 날 밤에는, 나의 무르익음을 돌아보고 다짐하고 미안해하고 고개 숙이는 날이 되고 있다. 아름답게 인생을 만들어가지 못한 몇 년에 관해 돌아보게 되며 그 안에서 영글지 못한 내가 또 어색하게 반응해 버린 과거들이 보인다.

인생이 아름다워지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내가 책을 읽을 때 저자는 물리적으로 그 곳에 없지만 그 곳에 있지. 따라 다녀. 그 사람이 자기를 이입하고 넣었어’, ‘네가 대나무를 그리려면, 대나무를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대나무가 되어야 해...’
인생을 살 때, ‘동일시(감정이입)하거나 훔쳐보거나’, ‘되어보거나 감상하거나’, 혹은 ‘참여하거나 구경하거나’ 라는 구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것은 영화를 볼 때의 기능이기도 하다. 우리는 매 순간 동일시도 했다가 구경도 했다가 하는 삶을 산다.
나는 얼마나 순간순간에 이입하고 몰입하고 참여하며 살아왔나 돌아보니 훔쳐보고 구경하고 분석하느라 시간을 더 보낸 것 같다. 사람의 마음 속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 연결이라고 느껴진다. 그 아름다움이란 그 순간 ‘되어서’ 존재하는 삶이 아닌가 싶다.

조금 더 사회적으로 설명해 보자. 이 세상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눈에 보이는 차원에서의 성별을 구도화 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남성은 이렇게 행동하라, 여성은 이렇게 행동하라를 직접 간접적으로 가르친다. 그렇게 인간이라는 한 유기체의 삶은 제한된다. 그렇게 살게 되면-영화 보는 것으로 비유하자면-덩치 큰 남자는 백설공주를 절대로 공감할 수 없고, 가녀린 여성은 전쟁영화의 주인공에게 동일시 할 수 없다. 자기 안의 다양한 심리적 결을 표현하고 관계해가고 성장해 갈 수 없는 것이다. 즉 세상을 좁게 향유하고 느낄 것이다. 자기실현으로 가는 데 걸림돌을 ‘성역할’은 톡톡히 하고 있다.
개인이 여자, 남자로의 성역할을 잘하고 사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더 넓고 깊고 진정성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며 관계하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 과정은 삶의 어느 순간마다 자신을 찾아 올 것인데 그것을 흘려보내지 않기를 바란다.
특히 더 제한적 삶을 살게 되는, 남성에 비해 더 성폭력이나 차별적 인식에 노출되는 여성들의 성찰은 더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어린 예수를 업고 강을 건넌 거인 크리스토프처럼 이 세상의 차원을 달리해가는 성장의 과정에서 누군가의 등에 업히거나 누굴 업어 건너게 하는 그 순간을 만끽하면서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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