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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노년의 삶을 되찾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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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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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면 뭘 하고 살까. 현역에서 물러나 자식까지 출가시키고 노년을 어떻게 보낼까. 젊은이들도 많은데 노인들에게 소일거리라도 있는 걸까. 나이가 들면 이런조런 고민을 하게 마련이다. 남동구노인인력개발센터(이하 센터)가 그 고민을 ‘텃밭관리사’로 담아냈다.

사람이 돌아갈 곳은 자연, 그래서 더욱 친환경
“흙이 오염되면 거기서 나는 먹거리도 같아지죠. 사람은 죽어서 자연으로 돌아간다고 믿고 있었어요. 이렇게 친환경 농사법으로 텃밭관리 방법을 알고 나니, 배운 내용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텃밭관리사 양성과정을 수료한 김홍길 노인의 소감이다.
‘텃밭관리사’는 인천시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인 남동구노인인력개발센터의 평생학습 우수프로그램지원 선정사업이다. 지난 10월부터 모두 12회에 걸쳐 총 24시간의 교육이 있었다. 그래서 탄생한 에코 친환경 텃밭관리사의 주인공은 모두 22명이다.
텃밭관리사 과정 수료생들은 초보 수준의 도시농부 지도를 위해 8회의 이론과 4회의 실습으로 농사법을 배웠다. 도시텃밭의 필요성을 시작으로 흙의 중요성과 절기력으로 보는 일년 농사, 친환경 채소 재배법은 물론 자연농약으로 병충해 예방관리와 주말농장 관리 요령 등이다.
김기덕 텃밭관리사 수료생은 “외지에서 직장을 다니고 인천에 흙 덮인 7평의 땅이 있는 곳으로 이사했어요. 주변 빌딩이 높아 밭에 그늘은 지지만, 교육을 받아보니 농사 역시 정보가 중요하군요.”라고 말했다.

잘 할 것 같아도 안되는 게 농사
22명의 텃밭관리사들은 외모로 보아선 실버라기 보단 중년 졸업반 정도로 보인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텃밭관리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소감 또한 솔직하고 당당하다. 특히 텃밭관리 기술을 향후 삶과 연계해 발표하는 말솜씨 속에는 당당함과 현실감이 넘친다.
강만순 수료생은 “건강을 잃고 산을 다니다가 산자락 농사터를 발견하고, 유기농으로 들깨를 심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벌레가 나고 잎이 말라 농사를 망쳤죠. 유기농이 불가능함을 느껴서 시장상품을 다시 사먹었는데, 내년부턴 천연비료와 제초제를 배운 대로 농사를 다시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승자 수료생은 “수산동 실버농장에서 올해 텃밭을 분양받았어요. 그런데 어떻게 농사를 지었는지 되돌아보게 되네요. 내년부턴 계절에 맞는 작물도 심고 올해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강혜영 수료생은 “그동안 작은구월 4거리에서 소규모로 농사를 짓고 있어요. 배워보니 친환경 농사와 제가 했던 농사법이 너무 다르네요. 내년부턴 천연비료를 쓰고 진딧물 잡는 법도 배운 대로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텃밭과정 배워서 무엇을 하나
텃밭관리사 양성과정을 마친 수료생들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센터의 김효숙 팀장은 “수료생들 중, 학교나 기업에 계셨던 분들처럼 전직을 고려해 텃밭관리사 강사로 일하시게 되고요. 또 일부는 귀농을 선택하시거나 주말농장을 통해 친환경 농사를 손수 지으실 예정입니다.”라고 말했다.
남동구노인인력개발센터가 텃밭관리과정을 만들게 된 배경은 그 동안 해왔던 노인일자리 발굴사업과 맥을 같이 한다. 김 팀장은 “센터에서는 그동안 노인일자리지원 11개 사업을 통해 교육형, 복지형, 공익형 사업을 해오고 있어요”라며, “1~3세대 강사파견사업과 실버다문화 가정도우미파견, 해양생태공원 해설도우미파견 외에도 수산동 실버농장 도우미사업 등은 대표적 사례입니라”라고 말했다.
인천시에서는 노인 일자리 전담을 위해 각 구별로 노인인력개발센터를 운영 중이다. 현재 조례제정 중인 동구와 중구를 제외한 7개 구에서는 노인인력개발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계양구는 인천시니어클럽이란 이름으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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