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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나락의 끝에서 소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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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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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센병이 찾아왔을 때 모두가 멀리하고 곁에서 슬금슬금 떠나더니 어느 순간에는 부모형제까지도 떠나버리고 혼자만의 투병생활 속에서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모습마냥 푸른 잎사귀가 무성하던 나뭇가지들이 어느 순간 모두 떨어져 버리고 앙상한 가지만 남겨진 초라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병으로 인해 추하게 바뀌어 버리는 모습을 쳐다보면서 한숨조차 낼 수 없는 이들. 늙어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병으로 인해 여기저기 잘려나가고 자신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의 모습이 거울로 비췰 때, 여기에서 더 떨어질 곳이 있을까. 생각하며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사람들.

같은 아픔을 가지고 모여 있는 곳. 한국한센복지병원. 옛 이름 그대로 문둥병자들이 치료를 받는 곳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모두 써내려 가려면 내가 죽는 날까지도 쓰지 못할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진 사연들이 기가 막혀서 듣도 보도 못한 말들 뿐이다. 변해버린 모습을 조금이라도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아니 사람처럼 보여지기 위해 몇 번의 수술을 하고도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실망하며 돌아서는 한센환우들.
초라한 뒷모습이 어깨가 축 쳐져 아무런 희망도 없어 보인다. 아무도 모르게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고도 모습이 되돌아오지 않아 후회하며 떠나는 자들. 아무도 모르게 이곳에 왔었건만, 이 병을 알게 되면 가족들이 자신을 버리고 떠나갈까 두려워 아픔도, 고통도 모두 다 참아내며 그렇게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하고 살아간다.

눈썹이 없어 모내기(?) 하러 오는 환우들(미모수술) 모내기를 해도 머리카락으로 하기에 머리카락이 자라듯 한없이 자라나서 수시로 이발도 해야 되지만, 이런 사람들은 그래도 환우들 중에서는 팔자가 핀 사람이라고, 수술로 취급도 하지 않는 수술이니깐.
특히나 상처 때문에 입원하여 몇 달을 있어도 치유되지 않는 사람이 있고, 궤양이 생겨도 감각이 없어서 상처가 덧날 수밖에 없는 자들, 뜨거움, 차가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다. 나중에는 뼈까지 심하게 상해 이곳 병원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송되는 것이 아니라
제 발로 거기를 찾아가야 하는 환우들, 자신의 몸둥이 자르는 곳으로 눈물 흘리며 찾아간다. 그리고 말없이 톱으로 잘라낸다. 신체의 하나가 몸에서 툭하고 떨어져나간다. 무 자르듯이 그렇게 말이다. 자신의 몸에 붙어있던 것들이...

여수까지 찾아가서 상한다리, 상한 팔 잘라서 없애버리고 이곳으로 다시 찾아서 온다. 그 몸을 하고, 붙어있는 목숨이기에 하루 세끼 넘어가지 않는 모래알 같은 밥을 삼키려고 하지만, 국물이 짠 것인지 눈물 때문인지 도무지 넘어가지 않는다. 눈물이 이제는 메마를 때도 됐는데, 그래도 밤마다 고통 속에서 눈물을 흘려내는 사람들. 주여 이 몸을 데려가 주실 수는 없겠는지요. 묻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다. 하나님께서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고 더 살라고 하시는가보다.

모두가 버리고 텅 비어 버린 이들의 삶에서 떠나지 않은 단 한 분이 계셨으니 바로 하나님이다. 한센병자 된 우리들을 사랑하신다고 말씀하신다. 성경에 하나님께서 고통과 질병을 주신 것은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함이라고 하셨다. 내 마음 속에 있는 하나님을 만나게 되면 지금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우리들의 가는 길을 인도해 주시며 그 인도에 따라 소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소망을 주신다는 하나님.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치료하는 여호와 하나님’‘구하라, 그러면 주신다는’ 그 말씀 속에서 소망을 갖기를 원한다.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그날에 족하니라. 한낱 괴로움은 그 날에 족하니라.’‘모든 병과 약한 것을 고치시니라.’ 지금까지의 힘든 삶속에서 이제는 절망과 고통이 아닌 하나님 품속에서 온기를 느끼며 소망 안에서 살게 하여 주옵소서. 희망을 가지고 지금의 삶이 나락의 끝에 서 있는 것 같을지라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믿는 자들에게, 비록 하나님을 모르는 자들에게까지라도 새 소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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