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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하는 ‘연 만들기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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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성욱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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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학생종합수련원, 설맞아 가족과 함께하는 ‘연 만들기 교실’ 개최
어린이들에게 우리 고유 민속놀이에 대한 이해와 관심 높이는 계기 되

“아빠, 이만큼 들고 있으면 돼요? 더 높이 들어요?”
김 군(12)은 맞은편에서 실패를 들고 바람을 기다리는 아빠를 향해 외쳤다.
“하나, 둘, 셋, 지금이야! 위로 높이 던져봐!”
아빠의 구령에 따라 어린이의 손에서 떠난 연은 이미 하늘 위로 높이 올라가고 있었다.

전통 연을 기억하시나요?
인천시학생종합수련원은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어린이들에게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학생종합수련원 흥왕체험학습장에서 ‘연 만들기 교실’을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전통 연 만들기 전문강사인 오 씨가 강의를 시작했다. 오 씨는 “어린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연날리기 풍속에 대한 강의를 듣고 직접 전통 연을 만들어 날려보는 체험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갖게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총 세 시간이었다. 우선 참가자들은 두 시간 동안 연날리기 풍속에 대한 강의를 듣고 전통연(가오리연과 방구멍연)을 만들었다.
“전통문양 연은 우리나라 각 지방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각양각색의 연 문양들로 현재 100여 가지의 전통문양이 남아있으며, 여기 벽과 천장을 보시면 대표적인 문양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연으로는 우선 이순신 장군의 ‘전술비연’이 있는데, 이 연을 임진왜란 때 신호의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오 씨의 설명을 들던 아이들은 천장과 벽에 걸린 수십 가지의 연에 넋을 빼앗겼다. 그곳에는 연 상반부는 흰색이지만 연 하반부에 여러 색으로 칠한 ‘치마연’, 연의 머리나 허리에 색을 입힌 ‘동이연’, 장례행렬 맨 앞에서 귀신을 쫓고 길을 여는 방상씨라는 탈의 이름에서 유래한 ‘방상씨연’, 전통적으로 왕권을 상징하는 용과 봉황을 표현한 ‘용연’과 ‘봉황연’, 옛날 사람의 머리모양을 표현한 ‘머리눈쟁이연’, 부활을 상징하는 나비를 표현한 ‘나비연’ 등이 있었다.

아들에게 연 만들기 노하우 전수하는 아빠
강의가 끝나자 아이들은 본격적인 연 만들기에 나섰다. 한지와 문양이 있는 색지를 오려내고 ‘머릿살(대나무살 중 연의 머리에 가로로 붙이는 살)’에 본드를 칠해 한지의 머리 쪽에 붙였다.
혹시나 떨어질까 아이들은 머릿살이 한지에 잘 붙도록 앞뒤로 돌려가며 손가락으로 꾹 눌러줬다. 그 뒤엔 두 개의 장살을 머릿살이 붙은 반대방향부터 대각선으로 붙였다.
아이들의 눈빛은 진지했고, 부모 역시 가족의 소망을 담아 하늘 높이 날아오를 전통 연 만들기에 푹 빠졌다.
장살을 붙인 아이들은 장살 아래쪽으로 중살을 넣어 머릿살과 함께 T자를 이루도록 하고 연 가운데 방구멍을 가로지르는 허릿살을 붙였다. 그러자 어엿한 전통연이 탄생했다.
“자, 여기서 머릿살, 중살, 허리살 이 3개의 연줄이 서로 대칭을 이루는 것이 중요해, 그래야 연이 팽팽하게 잘 날아오를 수 있어.”
아빠들의 설명에, 아이들은 엄지손가락을 연신 치켜세우며, “아빠 진짜 최고”를 연발했다. 옆에서 이를 보고 있던 엄마는 흐뭇하게 웃었다.
힘겹게 아이와 연을 완성한 김 씨(43)는 “어려서 날리던 전통연이 얼마나 만들기 힘든 것인지 이번 기회에 처음 알았다”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게임 대신 연날리기 선택한 아이들
친구와 함께 온 강 군(11)도 컴퓨터 게임을 하는 대신 전통연 만들기에 푹 빠져 있었다. 강군은 “처음 만들어 보니, 조금은 어려웠는데 친구와 함께 만드니까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며 “제가 만든 전통연 진짜 멋있죠?”라고 말하며 완성한 방패연을 자랑했다.
참가자들은 연의 머리 쪽 두 귀퉁이와 방구멍의 중심, 그리고 방구멍의 바로 아래 꽁수구멍에 목줄을 매단 뒤, 하늘에 연을 띄웠다.
자녀와 함께 나온 이 씨(49)는 “연 만들기 강의도 재미있고, 처음보는 신기한 연들도 한 눈에 볼 수 있어 흥미로운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어른들은 옛 명절마다 연을 날렸던 시절도 추억하고, 아이들은 난생 처음 연이라는 것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연날리기 외에도 설날이 되면 하는 우리 고유의 놀이가 참 많은데 지금은 많이들 하지 않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연을 하늘 높이 날린 김 군(12)은 “연날리기가 어려울 것 같았는데 아빠가 도와주셔서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며 “직접 만든 연이 저만큼 높이 올라가 있으니 진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군의 아버지는 “35년만에 처음 날려보는 것”이라며, “가족들과 이렇게 함께 새해를 맞이해 연을 날리니 기분이 무척 들뜬다”고 말했다. 김씨는 연줄에 “우리가족, 파이팅!” 이라고 적었다고 한다.

“방패연은 일본연이니 방구멍연이라는 말 써요”
한 중학생 참가자는 어른들이 놓친 ‘옥의 티’를 지적했다. 연을 날리던 도중 이 군(14)은 “학교 수업에서 배웠는데, 방패연은 구멍이 없는 일본연을 의미하고, 우리 전통연은 방구멍연이라고 부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방구멍연은 연 가운데 구멍의 이름을 방구멍이라고 한데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우리의 연을 방패연으로 부르는 것은, 일제 강점기 이후 방구멍연과 방패연을 혼돈해 사용하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한다.
요즘은 설날에 온 가족이 한데 모여 민속놀이를 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앞으로는 이번 연 만들기 행사와 같은 전통문화를 이어가려는 움직임이 계속 되어 올 설날에는 온 가족이 모여 밖에 나와 전통 연을 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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