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복지

교육 분류

점자와 흰색지팡이를 만나다

작성자 정보

  • 연합기독뉴스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시각장애인 체험

세종대왕은 백성들의 문맹을 깨우치기 위해 ‘훈민정음’을 만들었다. 송암 박두성 선생은 글자를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점자 ‘훈맹정음’을 만들었다. 시각장애인들은 손끝의 촉감으로 점자를 감지하며 그들만의 글을 읽는다. 점자를 이해하고 시각장애인들의 불편함을 체험하기 위해 송암기념관에서 아이들은 눈을 감아본다.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3층 강당에서 올망졸망 꼬마들이 대형 스크린에 펼쳐진 영상물을 보고 있다. “시각장애인과 함께 길을 걸을 땐 조용히 팔을 내어주세요. 길을 안내 할 때에도 여기여! 저기여! 하기보다는 오른쪽, 왼쪽, 앞쪽이요...라고 방향을 정확하게 말을 해야 해요.”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허보나 사회복지사의 설명으로 옷을 입은 영상은 계속 이어진다. 웅성거리던 아이들은 안내견 ‘강토’의 등장에 시선을 집중한다.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돕는 안내견 ‘강토’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함부로 주거나 만지면 안돼요.” 허 사회복지사는 ‘강토’가 흥분을 하면 보행을 안전하게 도울 수 없다는 설명도 붙인다.

시각장애인들이 얼마나 불편할까? 얼마나 힘들까? 아이들은 눈을 눈가리개로 가리고 감각, 촉각체험을 시작한다. 손끝의 촉감으로 블록의 제자리를 찾아주는 블록체험에 아이들은 어두운 세상을 만난다. 만지고 더듬고, 또 비비고... 손끝의 감각만을 이용해 블록의 제자리를 찾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낯설고 어려운 순간이다.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어려워요...” 하는 어린이의 표정이 난처하다. “어두워요... 눈뜨니까 느낌이 달라요. 눈으로 보면 쉽게 맞출 수 있는데...” 29명의 7살, 유치원 아이들은 차례차례 순서를 기다리면서 손끝으로 세상을 만난다.
허 사회복지사는 흰색지팡이를 꺼내 보이며 흰색지팡이는 시각장애인임을 알리는 약속이라고 아이들에게 전한다. 탁탁탁...흰색지팡이가 곧게 펴지고 가운데 손가락과 팔목에 거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이들은 손가락과 팔목에 흰색지팡이 고리를 걸어 손에서 떨어져도 쉽게 놓치지 않게 단단히 잡는다.
장난처럼 이리저리 흰색지팡이를 움직여 본다. 눈가리개로 두 눈을 꼬~옥 가리고 흰색지팡이에 몸을 의지해 한 걸음 한걸음 내딛는 아이들의 발걸음은 더디고 불안하다. 어두운 세상에서 보행체험을 하는 아이들의 흰색지팡이는 허 사회복지사의 손뼉소리를 따라가기보다 벽으로 가고, 빙글 빙글 돌며 흰색지팡이 끼리 부딪혀 모이고 엉킨다. 아이들의 보행체험은 아이들을 긴장시키고 걸음을 두렵게 한다. “휴...다른 데로 갔어. 깜깜해서...” 꼬마들의 눈이 떠지고 입가에는 안도의 미소가 퍼진다.

허 사회복지사는 “아이들이라 시각장애인의 불편함을 다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시각장애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리라 생각해요. 아이들은 손으로 읽는 점자책을 신기해해요. 올록볼록 만져지는 느낌이 신기한 모양이에요”
점자를 만든 송암 박두성 선생의 뜻이 담긴 송암기념관에서 아이들은 점자책을 만져 보기위해 손을 들어 보인다. 점자를 만드는 기계와 점자로 이야기를 전하는 글을 손끝으로 한자 한자 읽어 내린다. 6개로 만들어진 점자는 아이들에게는 신기하기만 하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진행과 방향을 알리는 바닥에 깔린 노란 선의 설명을 듣던 아이들은 개구쟁이처럼 폴짝 뛰어본다. 아이들이 눈을 감고 잠시 만나는 어두운 세상은 우리의 세상일 수도 있음을 시각장애인복지관은 설명한다.

영상물 관람과 블록체험, 흰색지팡이 체험과 송암기념관 관람으로 이어지는 시각장애인 체험은 1시간~1시간 30분 코스로 무료로 진행된다. 체험은 평일 오전10시~오후5시까지 운영되고, 예약은 전화와 인터넷접수로 가능하다. (문의: 876-3500)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