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뽀삐뽀 무지개 연극단

경찰관 만화 캐릭터로 변신 아동들에게 아동범죄예방 알려
연극과 마술 통해 유괴, 성추행, 실종에 대한 경각심 심겨

아이 키우면서 백 번을 강조해도 모자라는 안전교육. 특히 최근 늘고 있는 유괴와 성폭력 등 아동관련 범죄들을 보노라면 맘 놓고 집 밖에 아이를 내보내기조차 꺼려지는 게 현실이다. 말로 하는 안전교육 한계를 쉽고 재미있는 연극으로 알리는 경찰관들이 있어 화제다. 경찰관들이 만화 캐릭터로 변신하고 꼬마 시민들에게 범죄예방을 알리는 인천지방경찰청 ‘삐뽀삐뽀 무지개 연극단’의 대민봉사 이야기다.

율동과 춤으로 친근한 경찰 이미지 만들다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인천지방경찰청 대강당이 꼬마 시민들의 웃음소리로 왁자지껄하다. 손에 손을 잡고 경찰서에 나들이 나온 시내 유치원과 어린이집 유아들. 그 앞엔 어서 오라고 함박웃음을 날리는 경찰 아저씨들의 인사가 예사롭지 않다.
“어서 오세요. 오늘 저희 경찰청을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디 누가누가 왔는지 볼까요?경찰아저씨가 유치원 이름을 부르면 여러분은 손을 들고 큰 소리로 대답하는 거예요. 어떤 유치원 목소리가 가장 크고 씩씩할까요~.”
대문인사로 아이들을 먼저 만난 경찰관 아저씨들. 다시 무대 위에서 꼬마시민들과 소통하기 시작한다. 오늘 경찰복을 입고 캐릭터 공연을 펼칠 주인공은 인천지방경찰청 경찰 2명과 의경 7명으로 구성한 ‘삐뽀삐뽀 무지개 연극단’(이하 연극단)이다.
공연에 앞서 분위기 집중에 성공하자 정복 차림의 경찰관 아저씨들의 율동이 시작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주제가에 맞춰 몸동작을 보이자,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온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천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무대에 서는 경찰관들. 왜 연극을 시작했을까.

무서운 경찰아저씨는 없다. 삐뽀삐뽀 구급차처럼 도와주는 사람
“간혹 엄마들이 ‘경찰아저씨가 와서 혼내준다‘는 말로 아이를 달래잖아요. 사실 경찰은 범죄자에겐 무서울 수 있어도 일반 시민들에겐 치안서비스 담당자일 뿐이죠. 아이들이 언제라도 위기에 처했을 때 거침없이 경찰을 찾고 손을 내밀어 범죄로부터 보호받자는 취지죠.”
연극단을 현장에서 직접 이끄는 정화영 경사의 말이다. 문 앞 인사를 나가고 무대에서 율동과 춤을 선사하고 캐릭터 연극을 하는 이유도 친근한 경찰되기 때문이다. 결코 무섭지 않은 경찰아저씨가 들려주는 범죄예방 연극은 그래서 더 전달력이 빠르고 효과적이다.

마술공연과 최신 인기곡 댄스공연으로 오프닝을 장식하자, 성폭력, 아동유괴 등 범죄예방 역할극 공연이 이어진다. 공연 진행도 꼬마시민들이 시시때때 반응하고 참여하도록 구성했다. 공연 내내 아이들은 상황 곳곳에서 ‘싫어요, 안돼요, 도와주세요’를 외친다.
연극이 끝나자 아이들은 범죄예방 지침을 수록한 알림장을 받는다. 오늘 본 공연을 다시 알려 혹시라도 닥칠 범죄 상황에 아이들이 대처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렇게 시작한 연극은 올해로 무려 500회를 넘었다. 아직도 더 많은 관객 명단이 연극무대를 기다린다.

연극단은 주 2회 공연을 한다. 매주 화요일은 경찰청에 찾아온 유아들을 위해, 나머지 하루는 시내 초등학교를 직접 찾아가 같은 내용으로 범죄예방을 알린다. 연극단은 지난 2008년 창단 당시 ‘아동안전지킴이 연극단’으로 시작했다.
연극 내용은 모두 9막. 오빠가 집으로 불러들여 성추행을 하거나, 엄마가 교통사고가 났으니 빨리 가자며 유괴하는 내용, 또 택배기사를 가장해 집에 침입하는 사례, 길을 가르쳐달라며 아이를 유인하는 내용 등이다. 연극에선 유괴, 성추행, 실종에 대한 경각심을 아이들의 감정이입을 통해 사실적으로 전달한다.

연극공연 결과 반응은 대만족이었다. 지난해 아이들과 부모 및 교사들에게 연극에 대한 설문조사 실시 결과, 약 90%이상이 만족한다고 답해줬다. 그래서 올해 연극관람 일정과 관람객은 이미 모두 매진되었다. 실제 상황 범죄예방 연극이 백 마디 말 보다 효과 높았기 때문이다. <문의032-433-0112/인천지방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