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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망(亡)’자는‘도망가서 숨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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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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逃也。

창세기 3장 8절 말씀에 “그들이 날이 서늘할 때에 동산에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아담과 그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지라” 라고 쓰여 있는데, 이 말씀 가운데 핵심어는 ‘숨을 망(亡)’자일 것이다.
이 ‘亡’자는 ‘숨다. 도망하다. 망하다. 죽다.’는 등의 뜻으로 사용되는 한자인데, 허신은 ‘亡’자를 풀이하기를 ‘도야(逃也)’라고 하였다. 이 ‘逃’자는 ‘달아날 도(逃)’ 자요, ‘숨을 도(逃)’ 자이다. 어떻게 ‘망할 망(亡)’ 자가 ‘숨었다’는 뜻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니 갑골문자에는 이 ‘亡’자가 ‘’으로 표기가 되어 있다. 즉 ‘들 입(入)’자에다가 ‘숨을 은(ㄴ)’자로 표현된 것이다.
에덴동산의 선악과를 따먹은 후에 벗은 줄 알고 부끄러워하던 차에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 것이다.
그래서 허신은 ‘숨는다’라고 풀이하였으며 또 ‘종입은 입어지곡 은폐지처야(從入ㄴ入於지曲隱蔽之處也)’라고 하였다. 즉 이 ‘들 입(入)자를 따라서 굽은 곳(지曲)에 몸을 숨겨 들어갔다’라는 뜻이다. 허신이 창세기 말씀을 이해하지 않았다면 ‘망할 망(亡)’자를 이같이 ‘逃’라고 풀이하여 ‘숨는다. 달아나다. 도망치다’는 뜻으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얼마 전에 기독교계의 큰 목사님의 소천(召天)을 알리는 부고(訃告)란에 유족들의 이름이 실렸는데 맨 앞줄에 돌아가신 목사님의 부인을 ‘미망인(未亡人)’이라고 쓴 글자가 나왔다. ‘아닐 미(未)’ 또는 ‘못할 미(未)’자인데, ‘아직 망하지 아니한 사람’이나 ‘미처 망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미망인’이라는 제도는 순장(殉葬) 즉 남편이 죽으면 함께 아내도 생매장시켰던 제도이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이라는 고사성어가 바로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위무자(魏武子)에게 젊은 첩이 있었는데, 위무자가 병이 들자 본처의 아들 과(顆)를 불러 "네 서모를 내가 죽거들랑 개가시키도록 하여라."하였으나 위무자의 병세가 점점 악화되어 위독한 지경에 이르게 되자 아들 과에게 다시 분부하기를 "내가 죽거들랑 네 서모는 반드시 순장시켜라."라고 명하였다. 그리고 위무자가 죽자 아들 과는 "사람이 병이 위중하면 정신이 혼란해지기 마련이니 아버지께서 맑은 정신일 때 하신 말씀대로 따르리라."하고는 아버지의 처음 유언을 따라 서모를 개가시켜 드렸다. 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 줄거리는 놓치고 그저 꿈속에 서모 아버지가 나타나 풀을 묶어 은혜를 갚았다는 것으로만 이해하니,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았나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남존여비의 철폐와 남녀평등 운동은 미망인이라는 어휘의 사용부터 중지시켜야 할 것이다.
<박재성 / 한국기독한문학회 학술위원장. ‘하오하오 한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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