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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패러다임의 전환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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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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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솔직한 사람으로 교육하라

내가 가르치는 대학생은 한 학기에 200여명 정도 된다. 어차피 여러 대학을 돌아다니며 가르치는 게 심리치료이다 보니 그들의 내면을 돌아볼 기회도 많고 일상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요즘 내가 가르치는 모든 학생들에게는 이청준의 단편소설인 ‘벌레이야기’와 본인의 임상 사례집인 ‘하나님 솔직히 할 말 있어요’라는 책을 읽고 독서 감상문을 쓰게 한다. 나의 임상사례집은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심리치료(혹은 내적치유) 사례를 그냥 녹취한 기록들이고 이청준의 단편소설은 어느 어린이가 유괴당해 죽게 되자 그 어머니가 주변의 권유로 예수를 믿게 되나 다시 좌절하여 자살한다는 내용이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고난을 이기고 예수를 믿게 된 어머니가 잘 살 것이라는 해피엔딩을 기대하고 있다가 자살에 이르게 되는 장면을 접하고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예수 믿으면 다 잘될 것인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을까? 기도하면 병이 낫고 우리의 생각을 다 교정시켜 주신다고 했는데.....그냥 소설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개연성 있는 이야기 이기 때문에 항의를 하지 못한다. 난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런 일이 없다고 생각하나?”
심리치료 사례집은 더욱 그들을 근심하게 한다.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아닌 우리와 똑 같은 신앙인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딸로 태어난 고통을 가진 사모님, 자신의 아픔을 숨기며 살아야 하는 목회자 자녀, 낙태한 사실을 숨겨야 하는 한 여학생, 아버지의 엄격함 때문에 숨죽이며 살아야 하는 자녀들 등 무수한 모습들을 읽으며 자신들의 신앙형태를 점검하곤 한다. 한 학생이 내게 말한다. “교수님 쉽게 기도하면 된다고 말했던 내가 부끄러워 졌습니다”
사실 우리 교회문화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철저히 봉쇄해 놓았다.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함이 없나니.......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다. 긍정적인 사람은 긍정적인 사람이다. 기도하면 능치 못함이 없나니.........이러는 앞뒤 없는 구호성 교육에 자기의 이야기를 잃어버린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자기의 이야기를 잃어버린 사람은 병리적인 사람이 되어간다.
내가 발견한 사실은 기독교인에게 가장 큰 심리적 장애는 웃음장애(smile disorder)였다. 슬퍼도 웃고 그냥도 웃고 힘들어도 웃고 쭉 웃고 살려고 노력한다. 심리치료자의 입장에서 이는 자기의 내면의 흐름을 반대하는 행위로 내면적으로 더욱 힘들어지는 상태가 올 수 있다. 인간의 내면에는 다양한 마음과 다양한 정서가 있는데 그 모든 것을 억눌러버리는 게 신앙의 참모습이겠는가? 다양한 감정을 수렴하고 처리할 수 없는 우리의 교육구조 속에서 학생들은 아예 감정을 신앙이라는 미명으로 억눌려버리는 게 익숙한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나누고 성경공부시간 속에 성경인물이 그런 감정의 소유자란 사실을 배우게 해야 한다. 그런 감정을 배려하는 교육이 되지 않으면 학생들에게는 성경의 인물은 슈퍼맨처럼 불굴의 신앙인의 모습으로만 비춰진다. 수용적인 교육공동체란 바로 이러한 생각과 정서를 용납 받는 교회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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