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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현상을 계기로 교회의 대화 시스템을 다시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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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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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지금, 우리 교회가 그 자살에 대해 얼마나 깊게 생각해 왔으며 우리 자신들을 성찰해 왔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구태의연한 일반적 원론만을 되풀이 하거나 사회안전망 운운하며 물러설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자살자 가운데는 분명 기독교인들도 있으며, 망자와 그 가족이 직면한 고통은 그 무엇보다 크기 때문이다.
자살의 원인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는 존재론적 원인이다. 삶이 허무하다거나, 모든 것이 귀찮거나, 어디 기댈 곳이 없다거나, 항상 떠나고 싶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 유형이다.
둘째는 관계적 원인이다. 가까운 사람, 즉 부모나 애인을 떠나보내고 상실감에 젖어 자신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셋째는 환경적 요인이다.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직장을 잃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당하거나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단 하나로서 작용하지 않고 다각적으로 인간의 삶의 의지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런 자살 예비자들에게 신앙적 메시지나 권면, 혹은 천편일률적인 상담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키게 된다. 현재 기독교의 교리적 담론으로 행해지는 이러한 자살자들에 대한 대응(예를 들면 자살하면 지옥 간다,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하나님이 당신을 사랑하신다 등)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상담 및 심리치료 전문가의 일치된 의견이다.
실제적인 대응은 그 사람의 상태를 따라 다각도의 접근법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시각을 갖는 것은 상담 및 치료훈련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 이러한 임상적 훈련은 필수코스이지만, 아직 한국 신학교 교육 상황에서는 전반적으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훈련이 없는 상황에서 자살 예비자들을 대면할 때 효과적으로 돕지 못하거나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예를 들면 빚더미에 쫓기고 있는 성도가 약을 먹으려고 하거나 자살을 시도했다면 당연히 정신과치료 가운데서 폐쇄병동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 지극히 싫어하는 곳 중 하나가 정신과다. 그래서 상담이나 권면으로 무마시키려 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죽음으로 가게 된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위급상황에 경찰이나 소방서를 이용하듯 정신과도 이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정신과 치료는 인간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하나의 분야이다. 앞으로 목회상담이나 기독교상담은 정신과와 사회복지 임상심리 등 협력체제로 나아가야만 한다. 근본적인 문제인 죄의 문제, 영혼의 문제만 해결되면 모든 문제는 다 해결된다는 낙관적인 시각만으로 현대인의 다양한 심리적, 영적인 문제를 도울 수는 없다.
또한 자살한 사람을 보게 된 가족은 심각한 심리적 갈등이 일어나게 된다. 이 심리적 갈등은 인생 전반에 걸쳐 부정적 현상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자살한 가족이 지옥에 갔다라거나 자살을 막지 못한 죄책감으로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갈등을 치료하는 방식의 하나가 예술심리치료이다.
마음에 남아 있는 부정적 잔상을 교정 및 재구성시킴으로 현재를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도록 도와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교회가 이러한 전문가를 확보하거나 협력관계를 맺음으로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마음의 고통을 가지고 있는 지역주민이 쉽게 교회를 이용할 수 있다면 이는 새로운 차원의 교회사역의 확장이 될 것이다.
마을마다 몸의 찌꺼기를 씻는 목욕탕이 있듯이, 마을마다 있는 교회가 마음의 때를 씻는 목욕탕이 된다면,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정신적 지원체제 및 사회안전망 시스템의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연애를 하다가 실패한 사람, 빚더미에 어떻게 할지 몰라 방황하는 사람, 악화된 가족문제를 해결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마음의 극장을 열어 재행위화 과정을 통해 다른 돌파구를 모색해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이용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헬렌 켈러의 말처럼, 하나의 문이 닫혀 지면 다른 문을 찾아야 하는데, 사람들은 닫혀진 문의 고리만을 붙잡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그 다른 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교회 시스템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위급할 때 경찰서나 소방서를 찾듯이 마음의 문제가 있을 때 교회를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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