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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함께 한 드라마치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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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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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어느 청소년상담실에서 전화가 왔다. 입시를 마치고 할 일 없이 학교에서 보내는 고3학생이나 중3학생들을 위해 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하며 드라마치료를 처음으로 개설하고 싶으니 진행을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잠시 망설이게 되었다. 대학생이나 성인을 위주로 해오던 프로그램을 중ㆍ고등학생 청소년들에게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서울이 아닌 지역이라는 피곤함이 예상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걱정은 뒤로 미뤄두고 좋은 경험이 될거라는 확신하에서 허락을 하였다.
이렇게 해서 한 10일정도 매일 소개해준 학교를 방문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여기는 어쩌다가 연결된 초등학교 학생 프로그램도 포함이 되었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에서 얻게 된 사례들이 사역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주기에 공유하고자 한다.
먼저 방문한 학교는 상업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그들과 함께 집단 드라마치료를 실시하면서 나온 문제는 가정의 문제로 공부 잘하는 여고생이지만 남자 동생에게 밀려서 진학을 하지 못하게 된 여고생의 이야기였다. 고등학교 진학부터 대학진학을 하고 싶으면 혼자 알아서 하라는 엄마의 잔소리와 아빠의 무능이 겹쳐지는 장면이었는데 참여한 여학생들은 “맞아 맞아” 하며 공감하였다.
다음 장면은 취업을 위해 면접하는 장면이었다. 회사 직원역을 맡은 남학생들은 여상고생들을 면접하며 “일을 잘할 수 있겠네 공부는 얼마나 해요”등등을 물었다. 역할을 바꿔 남자들을 여자 역을 맡게 하고 여자역을 남자가 하게 하면서 진행해 보라고 말하자 여자들도 일반적 질문을 하는 듯이 보였으나 마음속 생각을 말해보게 하자 모두들 이쁜 여학생를 고르고 살찌거나 못생긴 여학생은 누락시키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그렇게 누락된 학생의 기분을 여학생들에게 느끼게 하여도 모두들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거나 살찌고 못생기는 것은 자기 관리의 부족이라는 답을 하는 거였다.
이 장면을 보면서 얼마 전 인권위원회 후원으로 만든 영화 「여섯개의 시선」의 임순례 감독 작품이 생각났다. 얼굴이 못생기거나 살찌면 회사입사가 힘들게 된다는 사실을 아무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이는 그 현실이 놀라웠다고 감독은 말하고자 하였고 나 또한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보게 되는 장면이 되었다.
또 다른 곳은 중학교 3학년들이었다. 그들에게 어떤 문제를 해볼까 하며 물어보자 남자 여자의 교제에 대해 이야기 하자고 하였다. 그들은 남여가 사귀는 장면에서 여자가 다른 남학생을 만나는 장면, 남자가 질투하는 장면을 자발적으로 잘 이어나갔다. 그리고 나온 장면이 남학생의 가정 장면이었다. 아빠는 직장을 잃고 술을 마시거나 경마에 몰두하는 것으로 설정해달라고 학생들은 주문했다. 그리고 엄마를 구타하는 장면도 꼭 집어넣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대부분 자신들의 경험 혹은 주변의 이야기의 산물이라고 말하였다.
남학생은 그런 가정에서 위안을 얻지 못하고 방황을 한다는 내용으로 이어졌고 여자 친구도 그 남학생의 가정문제를 알고 남학생을 깊게 이해하고 설득하여 집으로 데려간다는 이야기로 구성을 하였다. 마지막 질문으로 여자 친구는 어떤 사람이면 좋겠니? 라고 물을 때 엄마 같은 아빠 같은 여자 친구라는 답에 가정에서 잃어버린 부모를 여자 친구에게서 찾으려는 그 학생의 마음이 느껴졌다.
이러한 집단 활동을 통해 드러난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는 가정의 황폐화로 인한 청소년들의 내적 갈등이다. 내가 프로그램을 인도한 서울지역에 위치한 초등학교는 한 반 규모가 35명에서 40여명이라고 하는데 그 가운데 이혼으로 인한 편부모 가족 학생이 7-10여명 이라고 하였다. 담임선생님의 얘기로는 다른 반도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지방에서는 무려 한반에 반 정도의 학생이 이혼가족이나 편모편부의 자녀인 학교도 많다고 상담실 선생은 이야기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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