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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준의 마음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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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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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고 받자.

▲ 황원준 박사 (황원준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23살의 어린 청년. 잦은 복통과 설사로 진료실에 방문했다. 불안, 우울, 스트레스 관련 설문지와 자율신경기능균형검사 등의 스트레스도 함께 평가를 했다. 평소 별 다른 스트레스도 없다고 한다. 증상을 듣고 난 필자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자주 호소하는 증상들인데…라고 고개를 갸우뚱 했었다. 실제로 그 청년은 어린아이들처럼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를 아파하고 과민성대장증상의 설사를 자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과 가정의학과 등 여러 차례 진료를 받았고 검진을 했어도 특별한 이상 소견을 찾지 못하였다고 한다.
어릴 때 마음의 상처가 있지 않을까 라는 질문에 곧 바로 말없이 고개로 끄덕였다. 옆에 있던 보호자가 맞아요 라고 하면서 자기를 그렇게 의심?을 한다고 한다. 어디를 가면 어디 있는지, 언제 올 것인지, 누구랑 있는지, 왜 아직 안 오는지 전화 확인을 한단다. 어떤 관계인지 물으니 이성 친구관계라고 한다. 이 청년은 누나나 엄마 같은 사랑을 원할 거라고 말해주었다. 그녀는 8살 연상의 엄마 같은 여자 친구였었다.
사랑! 말만 들어도 가슴 벅찬 단어이다. 한가지 말이나 단어, 행동으로 사랑이라는 뜻을 전하기는 어렵다. 평생을 살아가면서 사랑에 대하여 끊임없이 받으며 때로는 주려는 노력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그것이 건강한 방법이든 병적인 사랑의 방법이든 말이다. 잘못된 방법으로 병적인 사랑을 원하며 받으려고 하는 문제를 안고 사는 사람도 있다. 또한 잘못된 방법으로 사랑을 주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사랑을 받고자 하는 잘못된 요구 방법을 알아보자. 유아시기에 부모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아이들은 부모에 대한 미움과 적대감을 가슴 속에 묻고 살아 간다. 부모의 지나친 무관심으로 인한 애정 결핍일 수 있다. 이런 청소년은 사랑을 받기 위하여 된 행동을 한다. 예컨대 학교를 안가거나 공부를 안하고 가출을 하는 등의 비행을 보인다. 소위 남들이 문제아라고 할 수도 있는데, 정도에 따라서 정상 범주에서 행동장애 수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잘못된 행동으로 인하여 부모에게 매를 맞게 되는데, 매를 사랑으로 잘못 받아 들이기도 한다. 겉으로는 즉 의식적 수준에서는 매를 맞는다는 기분 나쁜 일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중요하고 그렇게 갈망하고 추구하는 사랑이다. 속으로는 즉 무의식적으로는 맞는 것을 사랑으로 느끼는, 피학증적으로 사랑을 요구하는 방법이다. 물론 잘못된 행동을 해서 부모를 속상하게 하는 것은 정신적 가해로 가학증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을 주고자 하는 잘못된 방법을 알아보자. 부모는 분명히 자녀를 위하여 잘되라고 혼을 내거나 때린다고 항변을 한다. 역시 자녀를 미워서 때린다고 생각한다면 즉 그렇다고 의식하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사랑해서 때린다고 해야 의식적으로는 마음이 편안하고 안심이 된다. 자기 스스로의 위안이지만. 우리는 성정할 때 부모나 선생님에게 매를 맞아 본적이 있을 것이다. 매를 맞고 나서 분명히 내가 잘못해서 맞은 것으로 이해는 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빠가 자기 스스로 화가 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감정적인 분노의 표현이라는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이럴 때 과연 아버지는 아이를 위하여 혼을 냈는지 스스로 뒤 돌아 봐야 할 것이다. 아마도 올바른 교육관을 가진 아버지라면 ‘내가 조금 참았어야 하는데’라고 후회할 것 같다. 내 감정이 다스려진 상태에서 꾸지람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문제가 부모와 자녀간 뿐만이 아니라 스승과 제자, 부부간 및 남녀간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상대방은 받을 준비도 안되어 있는데 일방적으로 준다면, 내 욕심과 내 기준에 의한 사랑이지 상대방을 위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다. 상대방이 사랑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즉각 거두어 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건강한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다. 건강한 사랑의 방법은 일방적이지 않고 서로 주고 받는 Give and Take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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