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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꽃나무(중대가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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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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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하는 들꽃 여행 (162)

 

이번에도 제주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귀한 들꽃을 만나보자. 제주의 경치를 이야기 하려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한라산이나 푸른 바다일 것이다. 한여름 계곡을 찾는다면 강원도의 높은 산들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일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에도 한라산에서부터 내려오는 시원하고 맑은 물이 흘러 여름철에 물놀이하기 좋은 계곡이 있다. 서귀포 쪽의 깊은 골짜기와 폭포, 난대 상록 수림이 우거진 돈내코 계곡이 바로 그곳이다. ‘돈내코’란 지명은 야생 멧돼지(돈)가 물을 마시러 내려오는 개울(내)의 입구(코)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계곡은 아름다운 경치 말고도 제주 특산의 한란과 겨울딸기 외에 뭍에서는 볼 수 없는 난대수종들의 자생지로로 유명하다. 오늘 만나는 구슬꽃나무 역시 돈내코 계곡에서라야만 만나 볼 수 있는 난대수종 중 한 종류다.
구슬꽃나무는 낙엽할엽관목으로 우리나라에 1속 1종 밖에 없는 희귀종이다. 한여름에 둥근 공 모양의 둘레에 흰색 꽃이 피는데, 침 같이 생긴 꽃이 지고 나면 열매가 반들반들한 공 모양으로 이것이 삭발을 한 중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중대가리나무라 불렸다고 한다. 머리란 말도 있는데 왜 대가리라 했을까? 중국에서도 중머리나무라는 뜻의 승두목(僧頭木)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하는데, 이름이 부르기에 민망하기도 하거니와 불교계에서도 좋아하지 않아서 요즘은 구슬 같은 꽃 모양에서 구슬꽃나무라는 정명으로 도감 등에 등재되어 있지만, 중국 한자 이름대로 승두목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들꽃이다. 머리꽃나무라고도 부르는데 아마 꽃이 피었을 때의 모양에서 일반 사람들의 머리가 연상된 것으로 생각되지만, 머리카락 치고는 너무나 듬성듬성한 것이 공감이 가지 않는다.
꽃 이름을 연상하며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님 머리를 닮은 것 같기도 하지만 불꽃놀이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만화에서나 봄직한 도깨비들이 휘두르는 철퇴를 닮은 듯도 하여 매우 진귀한 모양의 꽃이다.
7, 8월에 제주들 찾을 기회가 있으면 돈내코 계곡에 들러 시원한 물에 발을 담가 더위도 시키고 현무암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오랜 세월 줄기가 용트림하며 자라 그 줄기 끝마다 달린 구슬꽃을 감상한다면 제주를 찾은 특별한 선물일 것이리라. 다만 꽃이 피는 시기를 맞추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한방에서는 사금자(沙金子)라는 약제로 이용되는데 장염이나 설사 등에 효과가 있고, 풍치에는 다린 물을 수 분 동안 입안에 머금고 있다가 뱉으면 통증이 가라앉는 등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신 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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