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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 | 말은 잘 안통해도 마음은 하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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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리라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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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육 적극지원, 외로움 느끼지 않게 사랑표현

다문화 가정의 좋은 본보기 되는 것이 작은 소원

 

마릴루(33·부개동)씨는 2년 전에 강호규(42)씨와 백년가약을 맺고 필리핀에서 한국이라는 낯선 땅으로 왔다.

강호규씨 고모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들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강호규씨 고모 앞집에 필리핀에서 시집을 온 며느리가 있었다. 고모는 그 집 며느리를 보고 괜찮다고 생각해 그 집 시어머니에게 자신의 조카 결혼을 부탁한 것이다. 그래서 그 집 며느리가 마릴루씨랑 만나면 좋겠다고 하면서 사진을 보여준 것이다. 강호규씨는 사진으로 봤을 때도 마릴루씨한테 호감이 갔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집 며느리와 남편과 함께 며칠 후에 마릴루씨를 만나기 위해 필리핀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필리핀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서로에게 호감이 갔었다고 한다. 마릴루씨는 “처음 봤을 때 선한 인상이 마음에 들었어요”라며 참 괜찮은 사람일거라는 믿음이 왔다고 했다. 강호규씨 또한 마릴루씨가 참 착해보였다고 한다. “필리핀에서 여기저기 같이 돌아다니면서 보니까 참 야무지고 알뜰하더라고요. 이 사람이랑 살면 잘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바로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강호규씨가 미리 준비해 간 목걸이를 마릴루씨에게 선물로 주면서 결혼하자고 이야기하고 처갓집에 인사를 드리고 마닐라에서 2007년 8월 19일 결혼식을 올리고 강호규씨 먼저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후 3달이 지나서 마릴루씨가 강호규씨를 믿고 한국으로 와서 2008년 3월 23일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가정을 꾸렸다.

마릴루씨가 한국으로 시집와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바로 겨울을 보내는 것이라고 한다. 지난 30년간 추위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왔기 때문에 겨울추위를 견디기가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지금도 겨울이라면 너무 싫다고 고개를 젓는다.

그리고 또 힘든 것이 한국말 배우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말하는 것이 서툴러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시집온 지 얼마 안돼서 강호규씨와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서로 오해를 산적도 있었다고 한다. 강호규씨는 마릴루씨에게 매일 저녁식사를 한 후에 30분씩 한국어를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강호규씨는 한국말을 가르치는 것이 생각한 것보다 힘들어 가르치는 게 힘들다고 했는데 마릴루씨는 외국인이랑 결혼한 것 자체가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받아들여 눈물까지 흘렸었다고 한다. 강호규씨가 미안하다며 오해하지 말라고 사전까지 찾아가면서 이해시켜 오해가 풀렸다고 한다. 강호규씨는 “그것도 하나가 되기 위해 우리가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해요”라며 지금은 한국어 실력이 그때보다 많이 좋아져서 서로 그런 오해 사는 일은 없다고 한다.

마릴루씨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부평구청에서 시행하는 한국어 교육을 일주일에 2번씩 1시간 반 동안 받고 있고, 계양다문화지원센터에서 하는 방문교육도 일주일에 2번 2시간씩 하고 있으며 매주 토요일마다 여성의전화 아·이·다마을에서 하는 한국어교실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다니고 있다.

토요일마다 하는 한국어교실을 갈 때는 강호규씨가 항상 같이 동행을 해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아·이·다마을에서 미디어교육을 받고 함께 받고 지난 여성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서로에 대해 자연스럽게 더 많이 알게 되고 대화 할 시간도 많아지고 협력하고 도와줘야 하는 부분들이 생기게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강호규씨는 “미디어 교육이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닌데 이런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은 아무래도 다문화 가정의 특권인거 같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강호규씨는 아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노력도 많이 하고 있다. 공부를 할 수 곳이 있으면 다 지원해 주는 것은 물론 여기저기 함께 다니며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마릴루씨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사랑표현도 많이 해준다고 한다. 출·퇴근할 때마다 포옹해주고 전화도 자주하고 문자메시지도 틈만 나면 보낸다고 한다.

이런 강호규씨의 노력덕분에 마릴루씨는 한국에 와서 적응을 잘 해나가고 있다. 친구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자기가 친구의 집을 가기도 하고 동네 주민들과도 잘 지내고 있다. 남편 없이도 혼자 장도 보러 다닌다. 심지어 덤을 얻거나 가격을 깎는 것도 잘한다. 이제는 한국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이들 부부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마릴루씨 뱃속에서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는 아기다. 이 아이가 세상으로 나오기만을 두 사람 다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마릴루씨는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좋겠어요”라며 아이 때문에라도 한국어 배우는 것을 게을리 할 수가 없다고 한다. 강호규씨는 “지금도 행복하지만 앞으로는 아이와 함께 셋이서 이쁜 가정을 꾸리며 더 행복하게 살고 싶고 지금처럼 아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같은 곳을 바라보고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며 국제결혼해서도 잘 산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다문화 가정의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이 작은 소원이라며 “앞으로도 좋은 일이 우리 가족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라며 희망에 찬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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