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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하는 들꽃 여행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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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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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취

취나물은 산나물의 왕으로 불릴 만큼 봄철 미각을 살려주는 대표적인 산나물이다. 취나물 종류가 많지만 대표적인 것이 참취, 곰취, 미역취, 개미취, 각시취 등으로 봄의 어린 순을 나물로 먹고 또 뜯어 말려두었다가 푸성귀가 귀한 이른 봄에 묵나물로 먹기도 한다.

이들 취나물 종류들 대부분이 가을에 꽃을 피우는데 참취는 흰색, 곰취와 미역취는 노란색, 개미취는 분홍빛을 띤 자주색, 각시취는 개미취보다 더 짙은 분홍빛을 띤 자주색이다. 오늘은 이들 취나물 종류 중 각시취를 만나보자.

식물 이름들 중에는 ‘각시’란 말이 붙어서 된 이름들이 있는데 대개의 경우 비슷한 다른 것들에 비해 키나 잎, 꽃이 작아서 붙여진 이릉이다. 예를 들어 각시붓꽃은 키가 작아서, 각시수련은 꽃과 잎이 작아서, 그런데 각시취는 키가 작지도 않아 사람 허리만큼 자라는 들꽃임에도 각시란 말이 붙은 것은 가을에 피는 꽃모습에서인가보다.

각시는 갓 시집온 새색시를 일컫는 말이다. 갓 시집온 새색시니 어찌 예쁘지 않겠는가? 아직은 수줍어 얼굴에 홍조를 띠는 그 모습이 각시의 매력이리라. 가을에 짙은 분홍에서 자줏빛으로 꽃피는 모습을 보고 각시를 붙였나보다.

각시취는 산이나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흔히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필자의 경험으로는 개미취나 참취, 미역취처럼 쉽게 만날 수 없었다. 오랜 전에 함백산에서 각시취를 만난 것을 기억하면서 지난 9월 하순경에 이웃 원로목사님 가정과 함께 강원 함백산을 찾았다. 함백산엔 들꽃 정원으로 이름난 만항재가 있다. 만항재는 정선군 고한에서 태백시 유일사 쪽으로 넘는 고갯마루다. 옛날 대관령만큼이나 굽은 길이 드라이브를 즐기는 이들에겐 색다른 코스다. 여름에 들꽃 축제가 열렸었다고 하는데 필자가 찾았을 때는 대부분의 들꽃들은 다 졌고 투구꽃과 개미취 그리고 각시취가 나를 반겨주었다, 오염되지 않은 곳이라서인지 꽃 색이 더욱 선명하고 싱그럽다. 오늘 산행엔 각시취를 만난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거기에다 해발 천 미터가 넘는 고산이라 상큼한 공기가 가슴속까지 시원하다.

지방에 가면 그 고장의 별미를 맛보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다. 만항재에서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로 내려가는 길이 나 있었다, 예전에 몇 번 맛있게 먹어본 태백닭갈비집을 찾아갔다. 태백닭갈비는 육수를 부어 끓인다. 거기에 우동이나 라면 등을 넣어 먹는데 먹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맛이다. 탄광이 한창일 때 석탄먼지를 뒤집어 쓴 광부들이 국물 있는 음식을 원해서 만들어지게 된 별식이라고 한다. 함께 한 원로목사님이 얼마나 맛있게 드시는지 그곳으로 안내한 난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것 같았다. 태백으로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꼭 체험해 보기를 권한다.

각시취라는 꽃 이름에 어울리게 꽃말이 연정이라고 한다. 이름도 꽃말도 예쁜 이 들꽃이 우리나라가 원산이라니 더욱 사랑스럽다.

 

신 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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