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제1형사부는 지난 20일 외국인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성폭행하려한 30대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이와같이 범인을 잡아서 재판에 넘겨지는 경우도 있지만, 범죄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러한 범죄자를 검거하기 위해서 여성가족부(장관 김희정)는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 증거 채취 및 응급 처치 등을 보다 편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성폭력 피해자 응급 의료지원 체계를 개선한다.

먼저 성폭력 피해 발생 시 법의학적 증거를 채취하기 위한 도구인 ‘성폭력 증거채취 응급키트’를 12년 만에 대폭 개선하여 보급한다.

응급키트는 여성가족부가 성폭력 증거 채취를 위해 2002년 개발하여 전국 성폭력 피해자 전담 의료기관에 보급한 의료 물품으로 그동안 일부 물품 및 구성이 변경된 적은 있으나 전면 개선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수사 및 법적 대응을 위한 증거 확보가 용이하도록 성폭력피해자 통합지원센터 의료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현장의 건의를 적극 수렴하여 키트에 포함되는 구성 물품과 진료 기록 양식 등을 변경하였다.
보다 정확한 증거 채취를 위해 구성 물품을 47개에서 88개로 확대하고, 약물 등을 이용한 성폭력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는 현장 종사자의 의견에 따라 피해자의 혈액 및 소변에서 약물‧알코올 검사가 가능하도록 검사 단계를 추가하였다.
또한 관련 분야 전문가의 연구(현행 성폭력 응급키트 및 관련 문건 보완 연구보고서, 여성․아동 폭력 피해 중앙지원단 발간, 2013)를 바탕으로, 피해자 진료 기록에 피해자의 심리 상태에 대한 정신의학적 진료 내용 등을 추가토록 하였다.
성폭력 증거채취 응급키트 개선 최종 검수 과정에는 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전 국회의원) 등 피해자 의료 지원 전문가가 참여하여, 사건 초기에 사건 개요 및 피해자의 의료적 특성이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자문했다.
여성가족부는 또한 성폭력 전담의료기관, 대한산부인과학회 등 관련기관과 협력하여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의료지원 매뉴얼’ 보급 및 응급키트 사용 교육을 실시하여 피해자에 대한 응급 의료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피해자가 산부인과 전문의가 부족한 의료기관을 방문하더라도 야간에도 신속한 증거 채취 등 필요한 응급 지원을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성폭력 범죄의 경우 2차 피해에 대한 우려와 피해자에 대한 편견 등으로 신고율이 낮고, 신고하더라도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법의학적 증거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가해자를 처벌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응급키트 개선을 통해 법의학적 증거 수집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성폭력 전담의료기관과의 연계로 응급키트 활용이 높아지면, 보다 원활한 사건 수사와 신속한 피해자 지원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2015년도 정부예산안에 성폭력 의료비 및 응급 키트 제작, 피해자 보호시설 및 통합지원센터 확충 등 성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을 금년 대비 10% 확대․반영(338억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