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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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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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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하는 들꽃 여행 (167)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시월에 산행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들꽃 중 용담이 있다. 줄기 끝과 잎겨드랑이에 층층이 피는 청색의 꽃은 버는 이로 하여금 따가운 가을 햇볕에 시원함을 느끼게 해준다. 용담은 용담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꽃이 일찍 피는 것은 9월 초부터 피지만 10월에 절정을 이룸으로 가을 들꽃의 대표 주자다. 전국의 산 풀밭에서 자라는 들꽃이지만 좀 높은 산에서 만날 수 있는 들꽃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강화도의 등산로 길에서도 이따금 만나는데, 꽃이 필 때쯤 다시 찾으면 그 사이에 누군가의 손에 뽑혀간 뒤다. 꽃도 곱지만 용담의 약효 때문에 수난을 당하는 것 같아 왜 용담으로 태어나서 그런 고초를 당하는지 애처로움이 느껴진다.

용담은 한자로는 용의 쓸개란 뜻의 龍膽으로 표기한다. 약으로 이용되는 뿌리가 동물의 쓸개처럼 쓰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는데 아마도 쓰기로 이름난 곰의 쓸개 이상의 약효를 강조하여 상상의 동물인 용의 쓸개라 것 같다.

용담은 가을에 뿌리를 그늘에서 말려 약으로 이용하는데 맛은 매우 쓰지만, 그 쓴맛이 입맛을 돋우어주는 효능과 더불어 식전에 소량을 먹으면 위액분비를 촉진시켜 위를 튼튼하게 하여 소화제로, 또 간장 질환으로 인한 황달을 치료하는데, 학질로 인한 고열을 내려주는 등의 약효가 전해진다. 약효가 좋다하지만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 하니 약효가 좋다는 입소문만 듣고 산에서 채취하여 사사로이 복용하는 것은 삼가야 하리라 생각한다.

예부터 민간에서 약으로 이용해왔던 만큼 몇 가지 전설이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한다.

옛날 깊은 산속에 한 나무꾼이 살았다. 몹시 추운 어느 날 나무꾼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눈 덮인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 한참 눈을 헤치며 산을 올라가고 있는데 산토끼 한 마리가 눈 속에서 풀뿌리를 캐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나무꾼은 토끼를 잡으려고 쫒아 갔는데 토끼는 몇 걸음 앞서 먼저 도망가 버렸고 사냥꾼은 토끼가 눈 속을 앞발로 헤집던 곳을 살펴보니 그 자리에는 처음 보는 풀뿌리가 있었다. 사냥꾼은 산신령이 내려준 약초라 생각하고 캐어다가 위장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어머니에게 달여 드렸더니 며칠이 지나 신기하게도 어머니의 병이 나았단다. 처음 보는 풀뿌리라 이름을 몰라 그 맛이 용의 쓸개처럼 쓰다 하여 용담이라 불렀단다.

용담의 꽃말이 ‘슬픈 그대가 좋아’라고 하는데 쓸쓸한 가을에 산행 중에 만나면 정말 반가움을 느끼게 한다. 용담의 씨는 11월에 익는데, 이를 따다가 화단에 직파하면 이듬해 봄에 싹이 난다고 하니 산에서 뿌리째 캐어오는 일은 안했으면…

 

신 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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