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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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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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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하는 들꽃 여행 (168)

 

산이나 들을 걷다가 우연하게 들꽃을 만나는 경우도 많지만 일부러 들꽃을 만나러 가서야 만나는 경우도 많다. 오늘 만나는 솔체꽃도 그런 들꽃 중 하나다. 솔체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고 중부 이북의 깊은 산의 양지의 풀밭에서 자란다. 필자가 솔체꽃을 처음 만난 것도 단양 도담삼봉 인근 석문 위의 양지바른 풀밭까지 찾아가서였다. 식물을 연구하는 어느 지인의 정보로 그곳을 찾았다. 단양8경 중 하나인 석문이 보이는 언덕을 기어오르듯 하여 올라가니 귀하게 몇 그루의 솔체꽃이 반겨주었다. 이들을 만나보고 청풍호반의 청풍문화재단지를 둘러보려고 돌아오는 길에 문화재단지 가까이 이르렀을 때 도로변 언덕 위에 솔체꽃들이 눈에 들어왔다. 차를 세우고 언덕 위로 오르니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가을의 들꽃인 노란 마타리꽃과 어울려서 보라색의 솔체꽃이 더욱 돋보였다. 솔체꽃이 단양지방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이 아이들의 식생이 석회암지대에서 잘 자라는 까닭이란 것을 뒤에 알게 되었다.

그 후에 어느 해 가을에 중국 백두산에 갔다가 북한 땅을 보기 위해 두만강 상류의 조중 접경을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도 솔체꽃들이 자주 눈에 보였다. 위도가 북쪽이라서인지 꽃빛이 더욱 진해보였다. 같은 꽃이라도 고도가 높거나 위도가 북쪽이면 꽃빛이 더욱 선명하고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인가 고산의 들꽃을 가정에서 가꾸어보면 그곳에서의 꽃빛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들꽃들도 하나님께서 살게 하신 그곳에서라야 자기 진가를 드러내는 것을 보면 오늘 우리도 자기가 서 있을 위치를 바로 알아서 거기서 제몫을 마음껏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솔체꽃은 9월에서 10월 초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꽃이 피는데 줄기가 다 자라면 어른 무릎 높이 정도 되고 줄기 끝에 연보라색의 꽃봉오리가 달린다. 한 송이의 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수십 개의 여러 작은 꽃들이 합쳐서 이루어진 것으로 특히 나비의 날개처럼 고운 꽃잎을 가진 바깥쪽 꽃과 안쪽에 달린 꽃가루받이를 하는 기능 중심의 꽃이 서로 다르고 한 꽃잎에서도 꽃잎의 크기와 모양이 모두 다른 특이한 들꽃이다. 꽃이 달렸던 줄기는 꽃이 피면 죽고 꽃이 피지 않았던 줄기는 뿌리가 그대로 남아 이듬해에 꽃을 피우기 때문에 여러해살이풀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두해살이풀이다.

요즘 들꽃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왜성 솔체꽃들을 들꽃 전문 화원에서 파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은 외국에서 들여온 원예종이 대부분이다. 필자의 집에도 올해 여름에 우리 토종 솔체 두 포기를 구입해 뜰에 심었는데 내년 가을을 기다려본다. 어떤 모습으로 자기의 아름다움을 보여줄지?

 

신 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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