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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굿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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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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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하는 들꽃 여행 (169)

 

지금은 철이 지났지만 푸르던 나뭇잎들이 물들기 시작할 즈음에 산을 오르다보면 절굿대라는 공 모양의 특이한 들꽃을 만날 수 있다. 그동안 필자의 경험으로는 그리 높지는 않더라도 산의 능선 부분에 큰 나무들이 없어 햇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꽃을 피우는 것을 보아왔다, 그러나 제주의 바닷가에서도 자란다 하니 어디서나 잘 자라는 식물인 것 같다. 키가 1미터나 자라 그 끝에 공 모양으로 꽃이 달리기 때문에 이 들꽃이 자라는 곳이라면 일부러 찾아보지 않더라도 쉽게 눈에 들어오는 아이다.

도감을 통해서는 이런 들꽃도 있구나 하고 있다가 필자가 강화에 삶의 터를 옮기면서 인근의 높지 않은 산에 올랐다가 이 아이들과 첫 대면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아서인지 풀이 무릎까지 차도록 자란 풀밭에서 둥근 방울 모양의 들꽃이 청자색의 시원함으로 나를 만나주었다. 그냥 건강을 위한 산행이었는데 특별한 선물이었다.

긴 꽃줄기 끝에 달리는 둥근 꽃은 하나의 꽃이 아니라 실상은 수십 개의 꽃들이 모여서 하나의 꽃처럼 보이는 것이다. 작은 꽃 하나는 통꽃으로 끝이 다섯 갈래로 갈라져 그 가운데에 꽃술이 있다.

절굿대는 옛날 생활도구인 절구통에 곡식을 넣고 찧을 때 사용하는 절굿공이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나무를 깎아 만든 절굿공이는 가운데 손잡이 부분은 가늘고 양끝은 둥글게 되어 있다. 그러나 꽃의 모습을 처음 본 사람들은 도깨비방망이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독특한 모습 때문에 퉁퉁방망이라고도 불린다. 속명 Echinops는 고슴도치를 뜻하는 echinos와 발을 뜻하는 pos의 합성어로 절굿대의 학명을 붙일 때 둥글고 가시가 돋친 듯 한 꽃의 모습에서 고슴도치의 발을 생각했던 모양이다.

잎을 보면 엉겅퀴와 구분이 쉽지 않다. 그러나 꽃이 피는 시기를 달리하고 꽃의 빛깔도 다르다. 엉겅퀴를 닮은 외에도 꽃 모양이 수리취를 닮았다 하여 개수리취, 분취를 닮았다 하여 분취아재비 등 불리는 이름도 참 많다. 이들 모두는 국화과의 식물들이니 서로 엇비슷하여 구분이 쉽지 않아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꽃 모양이 특이하여 들꽃 애호가들 중에는 초물분재로 화분에 가꾸기도 한다. 꽃 모양이 특이하고 따가운 가을 햇볕을 식혀주기라도 할 듯싶은 시원한 꽃 색 때문에 가을화단에 잘 어울리는 들꽃이라 생각된다. 필자의 집 뜰에도 몇 포기 구하여 가꾸고 싶어지는 들꽃이다. 산의 능선의 메마른 흙에서도 자라는 것을 보면 토양은 별로 가리지 않는 것 같다.

꽃을 감상하는 외에 뿌리를 말린 것을 누로라는 약재로 이용하는데 뻐꾹채의 뿌리도 누로라고 한다니 약효에 있어 같은 효력을 나타내기 때문이겠지만 꽃을 보지 않고는 참 헷갈리는 아이들이다.

 

신 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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