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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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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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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하는 들꽃 여행 (170)

서리가 내리고 첫눈이 내리면 산과 들에서 들꽃을 만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러나 꽃 대신 보석 같은 아름다운 열매를 만날 수 있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오늘은 비록 남녘에서나 만날 수 있긴 하지만 가을부터 겨울 동안 열매가 아름다운 자금우를 만나보자.

자금우는 키 10~20cm의 늘푸른 떨기나무로 나무라 하기에는 너무 초라하여 언뜻 보면 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산지의 숲 밑에서 자라기 때문에 여간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그렇다고 희귀한 식물은 아니고 군락을 이루어 자라기 때문에 발밑을 주의해 보며 산행을 한다면 쉽게 만날 수 있는 식물이다. 다만 남녘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아쉽다.

필자가 자금우를 처음 만나 곳도 남녘의 전남 영암군 대흥사 뒷산에서였다. 20여 년 전 2월쯤에 아내의 생일을 기념하여 1박2일의 일정으로 해남 땅 끝 마을을 다녀오는 길에 대흥사의 동백꽃길이 아름답다 하여 들렀었다. 동백은 아직 꽃을 볼 수 없었지만 내친김에 대흥사 뒤로 가파르지 않는 좁은 등산로가 나 있어 아내와 함께 걸어 올랐는데 숲 밑의 여기저기에 춘란과 사철난 그리고 자금우가 숲 속에서 나를 반겨주었다. 자금우는 2월인데도 빨간 열매를 달고 있어 얼른 눈에 띄었다.

자금우의 꽃은 작고 볼 품 없지만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빨간 열매를 달고 있어 들꽃을 볼 수 없는 가을에서 겨울 동안에 들꽃을 찾는 이들에게 기쁨을 준다. 사철 푸름과 겨울의 예쁜 열매 때문에 분재로도 많이 가꾸는데 남녘의 정원이라면 큰 나무 그늘 밑에 심어 가꾸면 그 정원을 더욱 아름답게 해주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난쟁이 나무다.

필자도 대륜산에서 보았던 자금우가 그리워 몇 천원에 포트 묘를 구해 분에 가꾸었는데 5년 쯤 지난 지금은 넓적한 분재 화분에 가득 식구를 늘려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을 준다. 금년 봄에는 분갈이 겸 분주를 해서 이웃 원로목사님 두 분에게 나누어 드렸는데도 여전히 화분에 가득 불어났다. 땅속에서 옆으로 왕성하게 기는 줄기가 지상으로 올라와서 지상의 줄기가 되어 번식이 풍성한 나무다.

자금우속의 식물은 전 세계에 300여 종이 자란다는데 우리나라에는 자금우를 비롯하여 자금우보다 더 키가 작은 산호수, 키가 1m에 이르는 백량금의 세 종이 자생하는데, 백량금과 산호수는 제주도에서나 만날 수 있어 그 서식지가 매우 제한적이다. 요즘 화원에서 백량금을 만량금, 자금우를 천량금이라고 부르며 팔고 있는데 이는 만량만큼, 천량만큼 복을 가져다주는 나무란 뜻이지만 상술일 뿐 정명은 아니다. 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식물이 아니니 아파트에서도 가꾸어볼만 한 식물이다.

 

신 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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