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행복한 세상만들기

 

(사)한국행복가족 이사장

변호사 안귀옥

 

씩씩하고 건강해 보이는 젊은 여성이 남편으로부터 이혼소장을 받아들고 변호사를 찾아왔다. 그

녀가 보여준 이혼소장이 사연은‘아내가 시가식구들에게 함부로 대하고,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아내에게 왜 남편이 이러한 불만을 가지게 되었는가라고

물었더니 아내는 나름대로 의미있는 변명을 했다.

남편이 혼인생활 15년 동안 한 번도 버는 돈이 얼마인지, 번 돈을 어디에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를 아내에게 이야기해주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고, 생활비도 빠듯하게 주어서 불만이었는데, 나중

에 알게 된 사실은 남편이 많은 돈을 시가로 빼돌리고 있었다. 아내는 분이 나서 시부모에게, 남

편이 번 돈의 대부분을 시가로 보냈으니 시가에서는 받은 돈 중에서 얼마라도 집을 사는데 보태

달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러한 아내의 행동을 보고 남편은‘내가 번 돈을 내가 마음대로 쓴 것

인데 네가 왠 간섭이냐’는 것이었고, 시가에서는 ‘내 아들이 번 돈을 부모에게 주었기로 감히

어디라고 시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냐’고 호통을 쳐대는 것을 듣고는 억울해서 대들었다는 것이

다.

또 아내가 남편의 거동을 감시하게 된 것은, 이 남편이 언제부터인가 다른 여자와 연애편지를

주고받고 커플목걸이를 나누어서 소지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부터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 남

편의 변명은‘나를 혼자서 좋아하는 여자가 준 것인데 그 걸가지고 시비를 하는 것은 의부증이

아니냐’고 하다가 아내가 더욱 다그치자 아내를 정신병자로까지 몰아간 것이다.

이들 부부가 드디어 이혼법정에 섰다. 아내는 한사코 세 아이들이 불쌍해서 이혼만은 절대로 안

된다고 항변하였고, 남편은 아이들 때문에 자기 인생을 포기할 수 없다고 빨리 이혼을 하자고 하

면서 금전적인 보상을 하겠다고 했다. 아내는 ‘도대체 다른 여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혼을

이렇게 서두를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부부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자기

부부가 정말로 헤어져야 하는 가를 진단받고 싶다고 하면서, 자기가 고칠 부분이 있으면 고치겠

다고 했지만, 남편은 아내의 성격이 태생적으로 거칠기 때문에 상담을 받아도 변화가 없을 것이

라고 단정을 하면서 한사코 상담받기를 거절하였다.

남편의 완강한 태도에 대해서 재판부에서는 이혼을 소장만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이혼사유가 있어야 되는 것인데, 이러한 노력조차 해보지 않으면 이혼이 받아들여진다는 보장이

있겠는가를 설명하면서 부부상담을 권유하였다. 일이 이쯤에 이르자 남편도 마지못해서 부부상담

을 받기로 동의하였고, 전문상담가의 조력을 받기로 하였다.

이 부부는 상담과정이 거듭되면서 서로가 상대방에게 가지고 있었던 불만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자기 자신이 잘못한 부분을 점검받기도 하면서, 10차례의 상담회기가 지날수록 우선 자기를 되돌

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여유도 가지게 되었다.

우선 이들 부부는 각자는 모두 선량하고 생활에 충실한 사람들이었으나, 서로 배우자에 대한 배

려나 마음을 나누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남편은 아내의 마음을 미리 짐작해서 아내가 시가를

도와주자고 하면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아내는

남편의 이러한 행동을 알게 되고는 서로 진지하게 가정살림에 대해서 의논하는 것이 아니라, 남

편에게 이야기를 해야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하고는 시가에다 돈을 내 놓으라고 들이댔으니

서로의 오해가 깊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들 부부는 이러한 사소한 일에서부터 마음나누기

훈련을 하다 보니, 남편은 아내와 연애를 하던 시절의 사랑이 가득했던 착한 아내를 새로이 발견

할 수 있었고, 아내는 효심이 지극한 남편의 따뜻한 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있게 되자 화해가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다.

이들 부부가 정말 새로운 부부로 거듭나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뿌

듯했다. 부부의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나누기에 성공한다면 누가 그들의 행복을

방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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