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분류

다문화가 우리문화다

작성자 정보

  • 연합기독뉴스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다문화가 우리문화다

   (사)한국행복가족 이사장

변호사 안 귀 옥

 

‘외국며느리가 시원하게 쏜 닭(외계닭)’이라는 행사명으로 인천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초청장이 왔다. 벌써 4년차를 맞는 이 ‘외계닭’행사에서는 외국인 며느리들이 남구지역의 어르신들에게 복날 즈음해서 삼계탕을 대접한다. 외국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낸 여성이 한국남성과 혼인을 해서 한국에 와서, 한 남편의 아내이자 한 가정의 며느리가 되고, 자녀를 낳아 한국의 엄마가 되는 과정은 그리 녹녹치 만은 않을 것이다. 말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습관도 다른 사람들과 어우러져서 그 가정의 그리고 새로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들 결혼이주가정의 아내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 정책도 세우고 지원도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그녀들로 하여금 단순히 한국국적을 취득하고 서류상의 한국인으로 수혜자적인 입장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한국인으로 한국인들과 문화와 정서를 교류하여 이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주된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외국인 배우자와 만나서 혼인하는 것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단순히 경제적, 환경적 여건으로 국내 여성을 아내로 맞는데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 총각들이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교포여성과 혼인을 하는 경우에는 같은 동포라는 생각에 그리고 최소한 같은 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덜 낯설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지에서 전혀 한국말도 모르고 생활풍습도 다른 지역의 여성을 아내로 맞아서 혼인을 하는 경우에는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는 어려움만이 아니라 일단 대화가 통하지 않는데서 오는 오해와 갈등이 심한 것 같다. 최근에는 탈북자와 혼인한 가정에서 배우자인 탈북자가 한국사회에 적응을 하기 힘들어하는 데 따른 갈등으로 이혼을 하겠다며 찾아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결혼이란 한 사람에 있어서 새로운 가족관계를 형성하는 새로운 만남이고 이렇게 만난 배우자와의 관계는 가족심리학에서는 제 2의 양육환경을 만나는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듯이 배우자를 만난다는 것은 새로운 환경과 문화를 만나서 새 삶을 개척해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 해에 중국 연변에 사는 동포 중 취업과 혼인을 목적으로 한국에 입국한 여성들이 수 만명이 된다고 한다. 이들 혼인비자로 한국에 입국한 상당수의 여성들이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잠적을 해서 불법취업상태에 있거나 남편과 혼인을 하고도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하기보다는 한국국적을 취득하고는 이혼소송을 제기한다고 한다.

이들 부부의 갈등상담을 하다보면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각자의 혼인목적이 다른 데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남편은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아내를 맞는다는 생각보다는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국가에서 태어난 사람을 아내로 맞아서 병든 시부모를 부양하게하고, 경제적으로 부족한 남편을 봉양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아내는 존경하는 남편과 평생을 해로한다는 생각보다는 한국의 발전하는 경제사정에 기대를 걸고, 한국 국적을 취득해서 한국에서 취업을 해서 돈벌이를 해서 친정식구들을 부양할 목적으로 한국인 남편과 혼인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혼인이란 모름지기 사랑하는 두 사람이 평생을 믿고 함께 살아가는 삶의 보금자리를 꾸미고, 그 사랑 속에서 자녀를 낳고 양육해서 이 사회의 건강한 일꾼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초석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듯 성스럽고 축복받아야 할 혼인이 각자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인해서 작위적으로 꾸며진다면, 그 혼인은 작은 갈등에도 무너지고 만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더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이해관계로 엮어진 부부 사이는 갈등이 올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작은 다툼이라도 생기면 그 갈등이 도화선이 되면서 그대로 파탄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파행이 예고된 혼인생활이 아니라 진정한 한국인의 아내가 되고 며느리가 되어서 지역 어르신들까지 섬기는 미덕을 보여주고 나눔을 실천하면서 한국사회구성원으로 자리잡아가는 ‘외계닭’ 행사에 박수를 보낸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