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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기보다 찾아오도록 하는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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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당신을 위한 비즈니스와 선교의 성공 지침서

찾아가기보다 찾아오도록 하는 비즈니스

 

어떻게든 물건을 팔기 위해 정신없이 파트너들을 만나 물건을 소개하고, 어떻게든 계약을 이끌어내기 위해 온갖 화술을 동원해 설득하려고 애쓰던 시기의 일이다. 하루는 카메라를 팔기위해 HP 회사를 찾았다.

약속도 없이 들이닥친 나는 한국에서 온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매니저를 만나야겠다고 말했다. “무슨 용무가 있어서 만나려는 것입니까?”

잠시 후 나타난 매니저가 물었다. 순간, 갑자기 기가 죽어 말문이 닫혀버렸다. 내가 말을 못하고 서 있었더니, 매니저가 나를 자신의 사무실로 데리고 가 차를 한 잔 내왔다.

“한국의 후지카메라 지사장으로 일하는 사람인데, 당신들에게 카메라를 팔고 싶습니다. 제품은 지속적으로 공급해드릴 수 있습니다.”

차를 한 모금 마신 나는, 제품의 샘플을 보여주며 보증기간과 서비스 문제 등을 이야기했다. “삼성이나 소니 제품보다 훨씬 성능이 좋고 고장이 적습니다. 당신이 직접 팔아보면 만족할 것입니다.”

계약을 권유하자, 매니저가 생각해볼 테니 내일 다시 오라는 것이었다.

‘내일이면 드디어 계약이 되는구나!’

내심 기뻐하며 돌아왔다. 다음날 다시 찾아가 계약서를 내밀자 매니저가 하는 말이 예상과 전혀 딴판이었다.

“당신을 어떻게 믿고 물건을 구입하라고 선수금을 줍니까? 당신 돈으로 물건을 제공해주면 판매해서 대금이 회수된 후에 대금을 지불하겠습니다.”

그 방법이 싫으면 돌아가라는 식이었다.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것도 아니고, 어이가 없었다.

계약이 이루어질 것이라 꿈에 부풀어 왔는데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아무리 설득해도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 일단 물러나기로 했다.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물건을 팔아야 한단 말인가!’

울분이 올라왔지만, 차분히 식히고 곰곰이 다시 방법을 찾아보았다. 그러자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 하나가 있었다.

‘HP 에 목멜 필요가 있을까 다른 데도 한 번 찾아 가보자!’

그렇게 찾아간 사람이 삼성전자 제품을 취급하던 이란인 상인이었다. 이란 사람들과는 사업하지 말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지만 개의치 않고 찾아갔다. 이번에도 똑같은 절차를 밟아 그를 만나서는, HP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소개했다. 이후에 HP에 전화해서 삼성에도 제품을 소개해주었다고 알려주었다. HP 매니저와 삼성전자 판매자는 서로 잘 아는 사람들이었다.

분명 나에 대한 정보와 제품정보를 공유하리라 판단하고 경쟁을 붙인 것이다. 나의 계획은 적중했다. 삼성전자 판매자가 HP 에 준 가격대로 주문을 하겠다고 연락이 와서 1 천 2백 대를 계약했고, HP와도 2 백 50 대의 계약을 맺었다. 물건을 팔기 위해 찾아가 사정하던 전략을 찾아오도록 하는 전략으로 바꾸자 나와 그들과의 역학관계에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는 내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필요에 의해 나를 ‘찾아오는’, 그야말로 역전이 이루어진 것이다.

비즈니스 초기의 2~3 년 동안, 물건을 팔기 위해 목숨을 걸고 찾아 다녔다. 집에 돌아오면 파죽음이 되어서,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내가 사업하러 여기 온 것이 아니지 않은가!’ 자괴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다시 비즈니스 본성이 살아나 야생마처럼 달려 나갔다. 그런 시간들 속에서 점차 경험이 쌓여갔고, 경험에서 요령과 지혜가 생겨났던 것 같다. 처음에는 그들이 짜놓은 구도 속으로 내가 자꾸 들어가려고 애쓰다가 튕겨 나오는 식이었다면, 요령과 지혜가 생기면서 내 주변의 사람들과 환경들을 이용해 나만의 판과 구도를 짜나갈 수 있게 되었다.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사업도 당연히 더욱 수월해져 갔다.

한 번은 롯데상사가 금호타이어를 팔아달라고 부탁해왔다.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나인지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만난 적이 있는 이란 태생의 아제르바이잔사람을 떠올렸다. 마침 그는 건축자재를 취급하는 사람이었기에 찾아가 하소연했다.

“한국에서 나에게 타이어 지사장을 맡겼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안 그래도 타이어를 수입하려고 했는데 가격이 맞으면 해보지요.”

즉시, 한국에 연락해 카탈로그와 가격을 제시했고, 조금의 가격협상을 거쳐 컨테이너 10 대분량의 주문 받을 수 있었다. 그 뒤로도 두 차례 더 수입이 이루어졌다. 전에는 사업을 위해 죽기 살기로 뛰어다녔는데, 사람들이 나의 구도 안에서 나의 신뢰를 확인하다 보니 사업이 점점 더 쉬워질 수 있었다.

최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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