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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칼럼 | 인관관계 교육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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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순 센터장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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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사회복지와 관련된 기업가, 공무원, 현장 실무자, 학계 대표들과 함께 사회복지 지도자 해외 연수를 일본으로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일본의 노인복지 시설과 아동복지 시설을 둘러보았고, 지방정부 관계자들과 노동 후생성 관리, 학자들과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통해 우리나라의 복지시스템에 시사 하는 바에 관해 의견을 모으는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특히 필자는 가족복지 기관에서 일하는 실무자로서 여성 가족분야의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다. 우선 어린이집 시설을 살펴보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하는 엄마 중심의 보육정책을 펴고 있는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보다 아동중심의 보육환경이란 생각이 들었다.

60이 넘은 머리가 하얀 원장님이 인자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 주셨다. 나이가 많은 분이라는 점과, 남자라는 점이 적잖이 의아했다. 예산의 문제로 나이든 교사를 기피하거나, 건강상으로 젊은 사람이 아동을 더 잘 보육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연륜과 경험 보다는 전문대학이나 대학을 갓 졸업하고 자녀 출산의 경험도 없는 젊고 귀여운 여자 선생님이 계신 우리나라의 어린이집에 익숙한 탓이리라. 실내로 들어서면서 또 한 번 익숙하지 않았던 것은 엄마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과도한 실내 장식이나 고급 시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아기자기 동화 속 궁전 같은 우리나라 시설과는 달리 아이들이 편안히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한 단순하고 깨끗하며 널찍한 공간이 참 맘에 들었다. 교구장에 놓여 있는 교구들도 모두 폐품을 활용한 소박한 것들이었다. “우리나라 엄마들이라면 시설이 훌륭하지 못하다고 당장 타박을 했을 텐데”하는 생각이 순간 머리를 스쳐갔다.

이어서 보육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데 우리의 보육시설마저도 수리 탐구 영역이 중시되는 교과 영역과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인간관계 영역”과 “환경영역”이 필수교과영역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어릴 때부터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가기 위해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가르치는 단체생활의 기본예절은 물론이고 자기의 정서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법,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기술, 타협하고 조정해가는 의사소통 기술과 갈등조절기술, 편견과 차별을 하지 않도록 하는 평등한 인간관계 기술까지 다양한 교육과정이 포함되어 있었다.

필자가 일하는 건강가정 지원센터 상담실에 찾아오는 많은 가족의 문제는 바로 이러한 인간관계 기술의 부족에서 비롯되었을 때가 많이 있다. 가족문제 뿐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문제도 모두 인간관계에서 시작되어지고 그 해결책도 인간관계에서 해답을 찾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관계를 운용하기위한 면허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자동차 한 대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돈과 시간을 들여 자격을 취득하고 훈련한다. 문제가 생기면 자격이 정지되기도 하고 재교육을 받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한다면 나와 배우자와의 관계, 나와 자녀와의 관계, 나와 친구와의 관계, 나와 직장 동료와의 관계 등 무수히 많은 관계를 자격증은 고사하고 체계적 교육과 훈련 없이 유지해왔으니 우리가 얼마나 용감했던가?

세계가 하나 되는 시대, 혼자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복잡한 관계의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가 하나가 되어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며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기 위한 인간관계 기술을 지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유아시절부터 다양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교육영역이 필수영역으로 채택되었으면 한다. 가능하다면 고3 수험생을 위한 수능영역에도 외국어, 탐구, 수리 이외에 인간관계 영역을 포함시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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