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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 진정한 침묵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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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태화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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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추태화 교수 신앙이 자랑거리가 되고 기도가 개인의 능력으로 은근히 뻐기는 시대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식기도, 작정기도, 서원기도 등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자기의(Self-righteousness)가 강하다는 것이다. 즉 이런 분들은 겸손히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기 보다는 40일 금식기도, 100일 작정기도를 해서 기도의 응답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이런 분들이 편애하는 성경구절이 있다.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마 11:12),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등. 오늘날 이 성구들처럼 오용되는 성구도 또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관심을 두기보다, 개인 기도에 관심이 집중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욥에게서 발견되는 겸손을 보자. 욥은 누구보다 자기의가 강했던 사람이었다. 병을 앓고, 환란을 당하는 가운데 친구들이 찾아와서 죄를 고백하라고 했지만 거부할 정도로 자기의가 강했다. 그런데 그에게 하나님이 계시하신다. 영광의 광채 앞에서 욥은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침묵한다. “나는 미천하오니 무엇이라 주께 대답하리이까 손으로 내 입을 가릴 뿐이로소이다”(욥 40:4). 침묵은 겸손의 한 표현이다.

침묵 속에는 많은 의미가 들어있다. 하나님 앞에서 인간은 전적으로 유한하다. 하나님 앞에서 인간은 할 말이 없다. 즉 침묵은 이런 기도문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만이 전능하신 분이므로, 모든 일을 주님의 뜻대로 이루실 줄 내가 믿나이다.”

기도자는 침묵 가운데 손을 든다. 그 속에 이런 외침이 들어있다. “저는 이제 막다른 골목에 와 있습니다. 이제는 하나님이 일하실 때입니다.” 그래서 기도는 인간의 마지막을 알리는 표식이요, 이로서 하나님의 주인공이심을 공포하는 행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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