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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 정(宮庭)문화와 노블리스 오블리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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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태화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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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추태화 교수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자주 보게 되는 것이 성(城)이다. 어떤 경우 성을 관람하는 일은 참 곤욕스럽게 느껴진다. 성의 역사와 주인공들이 하도 많아서 나중에는 구분이 잘 가지 않을 정도였고 종종 ‘거기가 거기 같은’ 혼돈이 자주 오기도 했다. 하지만 성을 방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성이야말로 한 도시, 또는 한 지역의 역사와 정치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하는 유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나무의 문화라 한다면 유럽은 돌의 문화이다. 목재건축도 오래가지만 석재건축은 보다 오랜 세월을 견딘다. 유럽의 도시는 돌로 지어진 성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은 그런 면에서 전쟁이나 이민족의 침략에도 불구하고 유구하게 역사를 지키는 증인으로 자리매김하여 왔다. 유럽이 역사를 지킬 수 있었던 근거가 어쩌면 돌에 있지 않았을까. 성을 둘러볼 때면 “돌들이 소리를 지르리라”는 말씀이 실감나게 다가온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유럽의 도시는 어느 도시를 가던지 거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진다.

첫째는 교회다. 도시의 중심에 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가톨릭이던지 개신교이던지 영적 권위에 머리를 숙이는 신앙적 관습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는 의미다. 교회는 과거 유럽인들의 삶의 중심이었다. 교회 주변에는 예의 공동묘지도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시청이다. 교회가 하늘의 권세를 나타낸다면 시청은 세상의 권세를 표현한다. 교회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주권이 시청을 통해 세상을 다스리는 권세를 부여하신다는 의미다. 교회 첨탑이 시청보다 언제나 높이 지어진 것은 이를 상징하기 위해서였다.

교회와 시청, 그 곁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성이다. 성은 복합적 기능을 가진 공간이었다. 왕이나 귀족들이 머물렀던 성은 그들을 중심으로 정치, 경제, 종교, 사회, 문화, 교육 등을 관장하는 일종의 종합컴플렉스 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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