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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교수의 문화칼럼 - 고(故) 최세웅 감독의 목회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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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마지막이 하나님의 시작이다 >


 아름다운 만남, 아름다운 추억

 최세웅 감독님! 계산중앙교회를 46년간 담임하시며 교회와 성도를 보살피신 선한 목자 예수님을 닮은 선한 목사님. 감독님은 나에게 한결 같이 자상, 자애하신 목자이시며, 아버지 같으신 분이시다. 스승 엘리야를 향해 제자 엘리사는 이렇게 외쳤다. “내 아버지여, 내 아버지여.”(왕하 2:12).


 감독님이 생명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의 품에 안기신 지 벌써 일 년이 된다. 믿음의 스승이시며 교회의 지도자 되신 감독님께 나도 그렇게 외쳐 부르게 된다. “내 아버지여, 내 아버지여, 내 아버지 최세웅 감독님이시여.” 감독님은 소천하시기 전에 한 권의 책을 내셨다. 당시 가까이에서 뵈었던 기억으로는 연세에 비해 불타는 열정으로 혼신을 다 쏟아 부으시는 모습이었다. 자서전적 책을 묶으신다는 것이다. 자주 찾아뵙지는 못했지만 감독님을 만나는 시간이면 책상 가득 원고를 펼쳐 놓고 글을 쓰고 다듬으셨다. 기도하시고 글감이 떠오르면 바로 쓰시고 또 고치시고 다듬으시기에 정말 집중하시는 모습이었다.


 감독님은 십년 전 즈음에 암수술을 받으셨는데, 보통 생존이 어렵다는 부분인데도 생명연장의 축복을 받으셨다. 그래도 무리하시면 안 되시는데... 그 과정에서 병원에 실려 가시는 경우도 있었고, 감기 몸살을 앓으시기도 해서 집필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감독님은 정말 온 힘을 다 기울이셨다. 가시나무새가 마지막에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한다는 전설처럼 감독님도 그리하셨던 것일까. 그렇게 지어진 원고가 감독님의 마지막 책이 되었고, 우리 앞에 아름다운 유고집으로 남게 되었다.

 

 아름다운 지계석

 이 책이 없었다면 우리는 감독님을 많이 잊어갔을 것이다. 감독님이 목회자로서, 담임목사로서, 인생의 스승이요 선배로서 어떻게 살아오셨는가를 기억할 수 없을 것이다. 세월은 사람을 망각으로 이끈다. 이 책이 없었다면 우리 앞에서 이끄셨던 감독님, 우리 곁에서 부축이시며 함께 하셨던 감독님, 우리 뒤에서 힘껏 밀어주셨던 감독님을 잊어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감독님이 이끄셨던 계산중앙교회의 역사를 잊고, 교훈을 잊고, 유산과 유지(遺志)를 잊어갈 것이다. 그것은 분명 하나님의 뜻이 아니었다.


 하나님 편에서 더 적극적이셨던 것 같다. 하나님께서는 감독님을 잊지 말라는 표지(標識, Sign)로 이 책을 선사하신 것이다. 마지막 혼신을 다해 책을 쓰게 하신 것이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에게 지계표를 세우라 하신 것처럼, 계산중앙교회에게, 후대에게 믿음의 지계표를 삼으라는 의미로 남겨주신 것이라 믿는다기독교출판사인 예영커뮤니케이션이 주저하지 않고 흔쾌히 출간하기로 한 것도 그렇다. 이렇게 하여 자서전적 책이 기념의 돌비가 되어 세상에 남게 되었다. <인생의 마지막이 하나님의 시작이다 - 최세웅 감독의 목회에세이> (2020.3).

 

 

 자서전의 의미

 감독님은 글 머리에 이렇게 고백한다많은 사람이 발자국 하나라도 남겨 놓고 싶은 마음에서 자서전이나 회고록을 쓰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자서전이나 회고록을 쓸만한 자격이나 공로가 없다. 그러므로 모든 것은 그대로 다 땅속에 묻어도 아쉬울 것이 없다. 하지만 영원히 땅속에 묻을 수 없고 또 묻어서도 안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영원히 살아 계신 하나님과 그 하나님의 역사다. 특별히 나의 과거와 현재를 지켜 주시고 인도해 주시며 미래에 대한 약속의 말씀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그리고 축복을 절대로 땅에 묻어 버릴 수 없다. 후대에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그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하게 만들기 위해서 이 책을 쓰게 된 것이다.”(p.6)

 

하나님의 역사를 알리고 기념하는 데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출애굽을 위해서 애굽에서 열 가지 재앙을 내리실 때 이스라엘의 장자를 구원해 주신 그 역사를 잊지 않고 기념하게 만들기 위해서 날을 정해 놓고 유월절을 지키게 하셨다. 그리고 출애굽 이후 최초의 전쟁,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게 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책에 기록하여 자손 대대로 은혜와 교훈을 삼게 하셨다. 사무엘 시대에 블레셋의 침략을 받았으나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하여 미스바에 와서 하나님이 여기까지 도우셨다는 에벤에셀 하나님의 역사를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기념비를 세우게 하셨다. 이렇게 살아 계신 하나님의 역사를 땅에 묻지 않고 살아 있게 하기 위해 이 책을 쓰는 것이다.


 또한 나의 목회, 46년 역사의 결론은 목회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또 아무나 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목회를 하는 후배 동역자에게 작은 위로와 격려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쓰고 싶었다.“(p.6,7)

 

 감독님은 어쩌면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의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고 느끼셨는지도 모른다. 우리 곁에 더 오래 계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버지여 아버지여, 우리 곁에 더 오래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인간의 생명이 주님 손에 있다는 걸 어찌 부인할 수 있을까. 이제 천국에 가셔야 할 때가 다가오는 것을 은연 중 느끼시니 가족에게 아쉽고 애잔한 마음 또한 감출 수 없으셨으리라.

나는 이 책을 쓰면서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젊은 후배 목회자와 그들을 도와 함께 멍에를 메고 살아온 모든 성도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평생 목회자의 아내로서 불평 한마디 없이 목회와 함께 가정을 돌보면서 마지막 승리와 축복을 안겨 준 사랑하는 아내에게 감사드린다.“(p.8)


 목회에세이는 나의 고백록

 책은 모두 11장으로 구성된다.

1장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다

2장 인간의 마지막이 하나님의 시작이다

3장 문이 열리는 교회

4장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하신다: 성전 건축

5장 꿈 속에 본 어머니

6장 일본 선교

7장 선한 이웃

8장 감사의 기적

9장 인생의 계획

10장 우리의 만남

11장 젊은 후배 목회자의 질문

 

 계산중앙교회에서 39, 46년 성역

 감독님은 계산중앙교회에서만 39년을 목회하시다가 은퇴하셨다. 20085월이었다. 당시 은퇴 퇴직금을 두고 생각이 많았다. 사모님과 상의하는데 뜻밖의 반응이 나왔다. 한마디 의논도 없이 무조건 퇴직금 전액을 바치자는 것이다..... 아내는 헌금하는 일과 남을 돕는 일에 있어서는 평생 한 번도 반대하는 일 없었고 매번 나보다 더 많은 헌금을 하자고 주장했다. 남을 돕는 일에도 항상 앞장섰다. 가난했지만 드리는 기쁨, 감사, 축복으로 살았다.”(p.48)

 

 “나는 지금까지 국내 26교회, 지방연합 33, 연회연합 20, 미주 지역 한인선교100주년 기념, 4대 도시 순회집회, 유럽 지역 6, 일본인 교회 100교회에서 약 250회 이상 인도하였다. 그때마다 주제는 전도의 씨만들기 운동’, 즉 교인들을 전도의 씨앗으로 만드는 운동이었다. 사도행전 30년 역사를 보면 성령의 역사가 50회 이상 일어났다. 그중에 첫 번째 일어난 역사는 120명의 교인을 전도자로 만든 역사였다. 만일 초대교회 120명의 교인이 전도자로 변하지 않았다면 기독교는 120명의 교인으로 끝났을 것이다. 기독교는 예루살렘 밖으로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예루살렘 예수의 무덤에 영원히 묻히고 말았을 수도 있다....


 일본 기독교인은 전도를 못하는 교인들이 아니라 전도를 안 하는 교인이다. 그러므로 인구의 0.4% 밖에 되지 않지만, 그들을 전도의 씨앗으로 만들기 위해서 책을 출판하고 계속 전도집회를 인도하였다. 이와 같이 전도의씨앗만들기운동은 국내외로 계속 이어졌다.“(p.110,111)

 

 “이제는 교회도 충분하고 기도원까지 건축했으니 내 평생에 교회 건축은 끝이라 생각했다... 어느 날 생각지 않은 이상한 꿈을 꾸었다. 새 성전 터에 은행나무들이 있는데 많은 열매를 맺었고 새 성전 터에서 옥수와 같은 샘물이 터져 솟아오르는 꿈을 꾸었다.... 마침 기적 같은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났다. 작전동의 라니산업이 다른 공단으로 이전하면서 그 자리를 새 성전 터로 주신 것이다.... 결국 3,134평 대지 위에 4,540평 성전을 건축했다. 그리고 한 지붕 아래 세 집이 모이듯 계산중앙교회 안에는 일본인들이 모이는 일본 은혜교회와 농아인들이 모이는 농아인교회가 함께 자리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한 지붕 밑에 세 집이 되었다.”(p.157,158)


 감독님의 마지막 책은 진솔하고 진지한 영적 기록으로서 하나님 앞에 올려드리는 고백록이라 하겠다.

첫째는 하나님께서 감독님 삶과 목회를 통해 베푸신 모든 은혜를 잊지 않고 감사와 찬양을 드리려는 고백록이다. 이런 제목이 있는 것은 그런 이유이리라.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 둘째, 이 책은 시간 시간 흘러가는 삶과 사역의 편린을 하나의 역사로 엮어가는 증언의 기록이다. 그 원동력 중에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감사라 여겨진다. “기적을 만들어 내는 감사”. “어떤 때는 죽음과 고통이 분별이 안될 때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래도 나는 감사한 마음을 만들기 위해서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감사를 찾아 헤맸다....”(p.233). 셋째, 감독님은 나의 이야기를 남기려 하기보다, 나에게 역사하신, 나를 통해 일하신 하나님을 증거하려 했다. 구원의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가 그 중심이시다. “하나님 나라가 너희 안에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죽어도 다시 살고 그 죽음에서 자유와 해방을 얻고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 구원받은 자에게는 죽음 그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p.276) 넷째, 이 책은 독자들에게 삶의 용기와 희망을 전한다. “모든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만남을 통해 다시 시작되는 인생”.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형상대로 지으신 사람이 모두 구원의 은혜를 받으며 축복 가운데 살기를 원하신다. 아멘 아멘!


 최세웅 감독님이 마지막 남기신 책 <인간의 마지막이 하나님의 시작이다>.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긴다. 그 음성은 영적으로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생의 계획을 찾는 사람들에게, 기독교인들에게 교훈과 소망의 메시지로 다가온다. 추태화 소장 (이레문화연구소/ 전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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