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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 궁정(宮庭)문화와 노블리스 오블리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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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태화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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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군주와 천민자본주의

궁정문화에 대한 관심은 복고적 취미에서가 아니다.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려면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계층이 행사하는 권리와 의무가 제대로 작동되어야 한다. 더욱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탄생하는 거대한 자본가 계층이 행사하는 금권(金權)이 사회 통합을 이루는데 기여해야 하는 데에는 질문의 여지가 없다. 자칫하면 금권이 천민자본주의로 타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돈을 내 맘대로 쓰는데 당신들이 무슨 상관이냐’고 하는 행동은 밤새 벼락부자가 된 어느 천민자본가의 철부지 같은 넋두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하면서 형성된 금권이 일부 계층이 독점하거나 이를 통해 자신들의 개인적 영화를 누리려 한다면 이 또한 사회 통합을 와해하는 행동이 될 것이다. 과거 재벌가 자녀들의 탈선과 재벌가의 탈세 및 불법 상속 등은 재벌과 그들 기업이 누릴 수 있는 존경과 신망을 앗아가 버린 경우이다. 재벌가에서 문화재단을 세우는 속셈이 재산 은익에 있다면 이 또한 철저한 반성을 요한다 하겠다.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또다시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가지 극단적인 예가 궁정문화사에서 발견된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을 때 성난 시민들이 국왕 앙리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체포하였다. 왕가의 사치가 극에 달하여 파리 시민들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사치한 왕비에게 신하들이 “백성들이 먹을 빵이 없습니다”고 하자 “빵이 없으면 케익을 먹으면 되지 뭘 걱정이야”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결국 왕과 왕비는 백성들의 인정을 받지 못해 길로틴으로 죽음을 맞이해야했다. 현대판 천민자본주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 자유에 책임이 따른다는 철학을 갖지 못하면 돈은 타락의 도구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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