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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칼럼 |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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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형래 본부장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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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보리 따위의 곡식을 씻어서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 이것이 밥의 사전적 정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생물은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생명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야생의 세계에서 이러한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육강식의 쟁탈전이 벌어지는 것은, 어쩌면 ‘먹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생존조건임을 반증하는 예일 것이다.

우리 인간세계에 있어서도 ‘먹는’ 문제는 야생세계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먹는’ 문제와 관련된 우리 옛속담을 살펴보면 ‘곡간에서 인심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수염이 석 자라도 먹어야 양반이다’, ‘사흘 굶어 도둑질 안 할 놈이 없다’ 등 그 수가 제법 많다. 그만큼 ‘먹는’ 문제는 중요한 문제이며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섭식욕구가 해결된 후에야 주변을 돌아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문명국가일수록 ‘식문화(食文化)’가 발달하고 먹을거리가 풍부해 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먹을거리’ 중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대표 격인 ‘밥’은 단순히 ‘먹는’ 음식의 차원을 넘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특별하다고 하겠다.

첫째, 밥은 ‘사랑과 정성’ 이다.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깃들어질 때 그 맛이 다르다고 한다. 특히, 밥은 가족을 위해 밥을 짓는 사람의 정성과 사랑이 처음 쌀을 씻을 때부터 시작하여 그릇에 퍼 담아 밥상위에 올려놓을 때까지 전 과정에 걸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래서 밥을 정성스럽게 지은 사람은 자신이 손수 지은 밥을 맛있게, 많이, 잘 먹어 주는 사람이 고마운 까닭이다.

둘째, 밥은 ‘든든함’이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음식으로 끼니를 대신할 수가 없다. 설령 다른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 할지라도 ‘밥’을 먹지 않으면 왠지 허전하다. 또한 다른 음식은 끈기가 없어서 먹을 때는 배가 부르지만 다음 끼니때까지 그 배부름이 지속되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음식으로 배가 불렀다 하더라도 반드시 ‘밥’을 먹은 후에야 ‘밥’을 먹었다고 생각한다. 그 만큼 ‘밥’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든든함’ 그 자체인 것이다.

셋째, 밥은 ‘소통’이다. ‘밥’은 끼니를 위해 가족들을 밥상으로 모으는 힘이 있다. 그 밥상문화를 통해 부모는 자식을 교육하기도 하고, 자녀는 부모를 봉양하기도 하며, 가족 간의 정과 일상을 나누는 통로이기도 하다. 이 시간을 통해 각자 삶의 현장에서 있었던 자그마한 일들은 물론 가정의 대소사(大小事)까지 논의하기도 한다. 이처럼 ‘밥’은 가족성원간에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구심점이다.

2009년 10월말 기준으로 우리 인천지역 초․중․고등학생 약 46만명 중에서 8%인 36,000여명이 결식아동이라고 한다. 이들 대부분은 결손가정이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맞벌이를 하는 가정의 아이들이다. 이제 곧 겨울방학이 다가온다. 학기 중에는 학교에서 무료급식을 하지만 방학 중에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 ‘춥고 배고픈 것만큼 큰 설움이 없다’고 했다. 이렇게 어려울 때 일수록 주위를 둘러보는 손길이 많아져 이들이 ‘밥’을 통해 가족 간의 사랑과 정성을 흠뻑 느끼고, 밥이 주는 든든함으로 자신감을 회복하며, 밥을 통해 가족 간에 소통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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