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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칼럼 |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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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형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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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4일에는 1907년 기상관측 이래 103년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필자도 1월 4일 아침에 겨우 출근을 해서 9시로 예정되어 있던 시무식을 뒤로 미루고 사무실 건물 앞에 쌓여 있는 눈을 치웠다.

쌓여 있는 눈을 한꺼번에 다 치우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나마 사람들이 지나 다닐 수 있도록 보행로만 우선 치우고 차차 나머지 눈을 치웠다. 눈을 치우는 것이 많이 힘들었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고생한다’거나 ‘고맙다’며 한마디씩 해 줘서 기분 좋게 눈을 모두 치우고 10시가 다 되어서야 시무식을 시작했다.
그 때 내린 눈은 보름이 지난 지금도 녹지 않고 쌓여 있다. 대부분의 도로들은 눈이 모두 치워졌지만 그 이외의 곳은 아직도 많은 눈이 쌓여 있다.

 이번에 내린 눈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첫째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으로 내린 눈은 곧바로 치워야 한다는 것이다. 눈이 내린 후 얼기 전에 곧바로 치운 곳은 햇볕이 나자 곧바로 녹아 없어졌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눈이 얼어붙은 탓에 햇볕이 나도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 있다.

둘째, 우리 집 앞에 쌓여 있는 눈만 치웠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집 앞의 눈은 치워졌으나 다른 집 앞의 눈이 치워져 있지 않다면 전체적인 소통에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도로가 온전하게 소통되려면 우리 집 앞에 있는 눈도 치워져야겠지만 그와 연결되어 있는 도로의 눈도 함께 치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눈은 ‘정부’에서도 치워야 하겠지만 ‘국민’들도 함께 치워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은 기본적으로 국가의 행정력을 믿고 세금을 납부하지만, 그 행정력이라는 것도 상황에 따라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행정력만을 마냥 기다리면서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함께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이번 눈과 관련하여 느낀 점을 필자가 일하는 현장에 대입해 보았다. 첫째, 우리 사회의 소외되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는 적시(適時)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이웃들에게 어려움이 생겼을 때 즉시 도움을 준다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 오랫동안 방치된 후에는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우리 사회가 행복하고 살기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우리 이웃들도 함께 행복해질 수 있도록 서로 돕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우리 옛말에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어려운 이웃들의 문제는 국가 행정력뿐만 아니라 민간차원에서도 많은 관심과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이럴 때 일수록 어려운 이웃들의 체감경기는 훨씬 차갑다.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추운 겨울이다. 모두가 따뜻한 ‘아랫목’을 그리워하는 이 때 어렵게 생계를 이어 가고 있는 우리 이웃들에게 ‘내 집 앞 눈을 치우듯 이웃집의 눈도 함께 치워 주는’ 작은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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