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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 여전히 뉴스는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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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박미란 부회장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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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내가 이십대였던 것 같다. 오빠와 집안의 제사 관련하여 시골을 다녀온 적이 있다. 오빠는 내게 어떤 제사인지 등을 설명하였던 것 같다. 그 날 나는 시와 같은 일기를 썼는데, ‘오빠야 큰아들이라 제사, 조상 얘기하지만 나야 그 길가에 핀 풀꽃만 바라봤다’는 내용이었다. 개인적인 취향도 있겠지만 내가 참여하지 못한, 그 연결을 느끼지 못하여 나는 조상도 집안도 뉴스도 신문도 재미없었다.

얼마 전 한나라당 선거 홍보동영상을 보았다. 거기에는 ‘여자는 뉴스를 바퀴벌레 다음으로 싫어해요’, ‘뉴스 좀 보고 살아라! 그러니까 아는 것이 하나도 없지!!’, ‘여자가 아는 건 쥐뿔 없어요’, ‘드라마는 재방 삼방도 보지만 뉴스는 절대 안보는 여자에게, 이런 문제는 수능보다 더 어려워요’, ‘나는 왜 이렇게 무식할까?’, ‘여자처럼 무식이 통통 튀는 이들을 위한 막간상식이에요’, ‘우리나라의 여당은 한나라당이에요’ 등등의 여자(성)비하 발언이 난무했다. 물론 선거에 관심 없는 한 20대 여자 한명을 대상으로 만든 것이라고 변명했지만 그 구도 자체가 여성을 어떻게 보는지, 어떻게 보게 할는지 명백하다. 그리고 명백한 성차별이다.

아이를 낳는 육체적 특성으로 인해 여자들은 출산을 해왔고 그것과 바로 연결되어 육아, 남성 내조의 성별분업을 해왔다. 바깥일이라고 하는 그 ‘사회, 조상, 정치, 직업, 경제, 문화’ 등등의 영역을 남성들이 만들어왔다. 여자들은 ‘남자’라고 하는 사회를 잘 만나는 것이 지상과제여서 그 사회가 좋으면 대박이고 아니면 쪽박이었다. 이랬으므로 여자들은 굳이 남자이외의 사회를 알 필요가 없었고 끼어봤자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아리스토텔레스, 루소, 크세노폰, 공자 등등의 학자 이름을 대지 않더라도 여자에 대한 두려움과 비하발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거침없이 나뒹굴었고 줏어담았고 퍼트려졌다. 그 무서운 문화씨앗들이 지금도 들러붙어있고 그 시력에 조금이라도 맞는 여자에게 꽂히면 폭력을 거침없이 저질러댄다. 물론 나는 안다. 그런 것을 과감히 떼어내고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외치는 남성들도 상당하다는 것을. 단순히 생물학적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보는 당신의 시선을 의심하라는 것이다. 여자에 대해 마구 말해 온 사람들에게 ‘그 입 다물라’라고 주문하는 바이다.

오빠와 걸었던 그 길에서 나는 작은 풀꽃과 대화했지만, 남자가 내 사회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는 알았다. 이제 여자들도 대부분 안다. 혹은 나이 들어서 안다. 여전히 뉴스는 재미없다. 그러나 그 뉴스에 보여지는 것 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회의 이야기, 측면, 삶의 모습들을 나는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사회를 나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나 사실 그런 뉴스보다는 드라마 보며 카타르시스 느끼면서 개인적 득도에 가까이 가는 사유를 할 때가 더 나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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