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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여행 | 물(수)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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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철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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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는 한반도 전역에서 봄을 알리는 꽃이다. 남쪽 한라에서 북쪽 백두까지 이어달리기를 하듯 피는 진달래 종류는 참 많다. 한라산에는 물진달래와 선명한 주홍색의 참꽃나무가 있고, 백두산 아래쪽에서는 황산차라 하여 짙은 붉은 장미색의 꽃이 피고 정상부근으로 가면 키 10cm의 아주 낮은 좀참꽃이 있다. 세찬 바람에 살아남기 위해서이리라. 소백산이나 태백산에서는 산철쭉이 핀다.

 

우리가 쉽게 보는 연분홍색의 진달래는 한반도 전역에서 핀다. 진달래가 피지 않는 산은 얼마나 삭막할까? 진달래 하면 김소월 시인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는 시귀가 절로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진달래가 우리에게 가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연분홍색의 진달래로 시작된 진달래꽃의 향연은 5월 말~6월 초의 태백산의 산철쭉으로 막을 내린다. 그 중간쯤에 자리한 꽃이 물(수)진달래이다. 산 계곡의 물가에 피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으리라.

나의 들꽃 여행에는 자주 손자들이 핑계가 되었다. 부모들이 다 일을 하다 보니, 공휴일 같은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은 우두커니 혼자 집에 남아 있을 손자를 위한다는 이유로 들꽃 여행을 간다. 그날도 어린이날이었다. 강원 횡성의 태기산에 얼레지 군락지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얼레지꽃을 만나러 나섰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아직 잠자고 있는 손자 녀석을 깨워 승용차 뒷좌석에 자리를 만들어 주고 아내와 함께 들꽃을 만날 기쁨으로 출발하였다.

아내는 항상 새벽기도 전에 전기밥솥에 밥을 지어 준비한다. 두어 시간 달리면 그럴듯한 장소에서 아침을 먹고 남은 밥은 점심에 먹고 저녁은 집에 돌아와서 먹으면 되니 매우 경제적이다. 들꽃을 찾아나서는 마음이 늘 그렇듯이 설렘으로 태기산에 도착했다. 주차를 하고 산길을 따라 오르려 하니 어디선가 호각을 불며 사람이 나타난다.

입산 금지란다. 건조기후라 산불이 염려되어 산에 들어갈 수 없단다. 나는 담배도 피우지 않고 라이터나 성냥 같은 것도 없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쩌랴? 발길을 돌려 인터넷에서 알아둔 태기산 아래 봉평면 흥정계곡에 자리한 허브나라를 향하였다. 흥정계곡을 끼고 도로가 나 있었다. 큰 길에서 계곡을 따라 5분여를 갔을 즈음 눈이 번쩍 뜨였다. 예기치 않았던 물진달래였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물진달래를 통해 나를 만나주셨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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