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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 상품화의 종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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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태화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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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합성어가 유행이다. 자본주의와 노동의 비극적 관계에 관해서는 19세기 중엽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언급되었다. 노동이 인간에게 자유와 해방을 선사하기보다는 속박과 착취하는 도구가 될 것이란 예견이었다. 『노동의 종말』(Rifkin)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현대의 노동은 어떤가. 인간 소외의 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워킹푸어(working poor)라는 개념은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대인의 안타까운 현상을 지적하는 말이다. 현대인들은 살기 위해 일한다는 명예스러운 자리를 떠나, 먹기 위해 일하는 상태로 내려가고 있다. 『과식의 종말』(D.Kessler)이란 용어도 있다. 현대인들이 취하는 음식이 거꾸로 그들을 사로잡고 그 어떤 비극에 이르게 한다는 말이다(여기에 관해서는 지난 호에 언급하였다).

보다 광범위하고 심각한 것은 이른바 『상품화의 종말』이다. 이 현상은 모든 것을 시장에 내다파는 행위를 말한다. 상품화는 기업이 사회에 제공하는 순기능적 행위이다. 광물을 가공하여 석탄과 같은, 원유를 가공하여 석유와 그 외 수많은 상품을 만드는 것은 기업과 과학이 이룬 거사라고 아니할 수 없다. 상품화를 통해 인간은 상상할 수 없는 편리한 생활을 하게 되고, 재물도 축적하게 되었다. 이는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제 그 상품화의 과정이 심화되고, 가속도를 얻다보니 개념이 왜곡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상품화를 당연시 하게 되고 서서히 감사하는 마음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상품화로 인해 거대한 바벨탑을 쌓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야할 때이다. 인간은 어느 때부터인지 신의 영역을 탐하기 시작했다. 상품으로 만들어서는 안 되는 대상을 상품으로 만들 계략을 꾸민 것이다. 상품화 앞에서 인간은 탐욕스런 마이더스의 심장이 되어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꾸려고 한다. 심판의 시각이 그와 함께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현대인들이여 깨어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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