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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ㅣ아버지 사랑에 감격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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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상인 관장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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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어머니의 사랑에 가려져서 아버지의 사랑은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땅의 아버지들, 실은 그 무뚝뚝함 속에 절절 흐르는 더운 애정과 무표정 뒤에 숨어있는 자녀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간절함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성경에 나타난 아버지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본다.
다윗의 압살롬 사랑이다.(사무엘하13-19장 참고)
압살롬은 다윗의 셋째아들로서 청년시기에 이복형인 암논 왕자를 살해하고 망명하였던 범죄전적이 있는 인물이다. 이 아들의 평범하지 않은 기질을 감지하였을 다윗왕은 늘 염려 속에서 그를 살폈을 것이다. 결국 그가 형을 살해하고 살인자가 되어 도피하여 있게 되었을 때 다윗의 마음은 "내 그럴 줄 알았어. 너 이놈 혼 좀 나봐라" 인과응보로 여기고 태연한 장부아버지의 모습을 가지지 않고 주야로 근심과 애틋함 속에 보내야 했다. 곁에서 지켜본 신하가 볼 때 참으로 딱하기 그지없는 대왕이었다. 성군이요, 천하무적 용맹스런 대장 다윗은 아버지로서는 너무나 범부였던 것이요, 아들사랑에 목말라하고 곁에 두지 못해 전전긍긍 애태우는 소심형 아버지의 모습이 아닌가?

신하의 중재로 다시 돌아온 압살롬은 그러나 그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에 감격하고 참회하는 아들은 아니었다! 계략쓰기를 좋아했으며 드디어는 반역을 일으켜 아버지 다윗과 전쟁을 치르게 되는 비극적 상황을 만든 장본인, 그 압살롬이 결국 죽었다. 어떤 꽃남보다도 잘생긴 수려한 용모에 야심찬 패기를 지닌 젊은 아들 압살롬은 아비의 가슴에 못을 박고 아버지의 신하들을 자기편으로 매수하고 백성의 마음을 도적질하였다.

자신과 충성스런 부하들을 배신하며 성왕의 치부로 드러난 아들을 용서와 관용으로 감싸 안고 마지막까지 사랑하고 싶었던 아버지 다윗.
패권을 잡고 나라를 뒤흔들고 싶은 야망에 눈멀어 그 아버지의 사랑 따위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닌 아들, 그래서 도무지 그 간절한 사랑의 아버지의 심장의 온도가 체감되지 않았던 아들, 참회도 효도 깨우치지 못한 채 나라를 얻고 싶은 성급하고 과한 욕심하나가 자신을 죽게 했다. 한 가정을 파괴해버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다윗의 반응은 예상을 뒤엎는다. 자신의 충성스런 부하였던 장군요압에게 다윗은 명한다. "나를 위해 압살롬을 죽이지 말라(너그러이 대접하라)" 다윗은 적군인 압살롬 군대와 자신의 군대가 한판전쟁으로 승부가 나는 상황을 기다리며 고통 속에서 기도하였을 것이다. 과연 누가 이기길 원했을까? 어떤 소식을 기다렸을까? 문 앞에서 소식을 기다리던 다윗은 전갈을 위해 달려오는 신하에게 다급히 묻는다. "소년 압살롬은 잘 있느냐?" 결국 아들의 죽음을 알게 된 다윗은 문루에 올라가 심히 울며 마음아파 어쩔 줄 모른다. 그의 절규는 이것이었다. "내 아들 압살롬아! 내가 너를 대신하여 죽었더면, 압살롬 내 아들아, 내가 죽기를 바랬는데 네가 죽었느냐?"

아이러니컬하게 보일 수 있는 다윗은 아버지였던 것이다! 시인이었으며, 용맹스런 장군이었으며 대음악가였고 한 나라를 다스렸던 성왕 다윗은 그 모든 권위를 벗어던진 한사람 아버지임을 숨기려 하지 않았고 그 사랑으로 가슴을 쥐어뜯으며 고통스런 울부짖음으로 통곡하였던 자식 잃은 슬픔에 젖은 한사람 애비였던 것이다.

아버지의 사랑은 왠지 재미가 없다. 감추어져 있고 드러내지 않아 도무지 그 진심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자식이 잘못할 때 호되게 야단치기 일쑤이며 쓸데없이 엄격하기만 하여 속정을 드러내는 일 없는 아버지들이 대다수이다. 자녀들의 기억 속에는 심하게 책하며 엄격히 꾸짖는 야속한 아버지의 모습이 각인되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나 다윗은 이 땅의 아버지로서 그 더운피의 사랑을 숨김없이 알려준다. 나라보다 신하보다 부귀보다 그 어떤 명분보다 더욱 아들사랑이 일순위임을... 표현이 어눌할 뿐 그 사랑에 있어서 압살롬이 원하였다면 나라로 권세도 다 넘겨주고 싶었을 다윗, 자신의 죽음으로 압살롬을 살릴 수 있었다면 그 길을 마다치 않았을 다윗을 향해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으리...
아버지 다윗, 자녀로서 당신을 존경하고 경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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