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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여행 | 애기송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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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철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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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는 지역이 제한되어 있어서 그 지역이 파괴되면 멸종되기 쉬운 식물을 특산식물이라고 하는데 오늘 만나는 애기송이풀도 그런 특산식물 가운데 하나이다. 내가 속하여 활동하고 있는 한국꽃사진회 회원 중에는 한국자생식물학회 회장을 지낸 학자, 산림청에서 식물자원을 연구하는 박사도 있다. 특산식물은 흔히 만날 수 있는 식물이 아니기에 이 분들에게서 정보를 얻어 찾아 나서면 쉽게 만날 수 있다.

애기송이풀은 주로 큰 산의 계곡 주변에서 자라는 꽃으로 경기도 이북 지방에 자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내가 얻은 정보로는 가평의 명지산 계곡과 연천의 고대산 계곡에서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목회자로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날이 월요일이다. 그날도 월요일 새벽기도를 마치고 아내와 함께 출발한다. 들은 정보대로 자유로를 거쳐 전곡으로, 거기서 연천으로 가는 길에 동막골이라는 안내표지를 따라 길을 바꾼다.

계곡을 따라 길이 구불구불하다. 그 계곡 끝은 군부대이기에 더 이상 갈 수 없다. 저 앞에 군부대가 보이는 곳에 언덕 위에 집 한 채가 있다. 반갑다. 바로 그 집 건너편 개울가에 애기송이풀이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길옆에 차를 세우고 신을 벗고 개울을 건넌다.

5월 초인데 깊은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어서 그런지 뼈가 아리도록 차다. 금방이라도 물에서 뛰어 나오고 싶지만 애기송이풀을 만나기 위해서는 참아야 한다. 아내는 신을 벗기 귀찮아서인지 풀밭에서 쑥이나 뜯겠다고 한다. 개울을 건너고 다시 등산화를 신고 주위를 살피며 개울가를 걸어간다. 있다! 애기송이풀이다. 고사리를 닮은 잎이 소복한 가운데에 연분홍 꽃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반갑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절로 감사의 탄성이 나온다. 녹색의 연한 잎이 둘러선 그 가운데에 핀 꽃은 마치도 붉은 연지를 바른 여인의 입술 같다. 꽃을 만져보면 너무 연약하다. 그러기에 더 사랑이 간다.

왜 애기송이풀일까? 송이풀이란 이름이 붙은 들꽃들로는 나도송이풀, 만주송이풀, 큰송이풀 외에도 여럿이 있는데, 이들은 키가 수십 센티가 되는데 비해 애기송이풀은 잎들이 땅에 낮게 방석처럼 둥글게 퍼지고 꽃들은 그 중앙에서 피어난다. 다른 송이풀들에 비해 키가 낮아서 애기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리라. 꽃이 피는 시기에서도 애기송이풀은 다르다. 대부분의 송이풀꽃 종류가 8월에 꽃을 피우는 데 애기송이풀만은 4월 말에서 5월 초에 꽃을 피운다. 애기송이풀이 그 자리에서 해마다 꽃을 피우기를 기도한다.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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