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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여행 | 복주머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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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철 목사 작성
  •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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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주머니란은 산의 숲속이나 풀밭에서 자라며 5, 6월에 꽃을 피우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원래 이름은 개불알꽃이라고 불렸는데, 꽃의 아름다운 모습보다 불려지는 이름에서 상스러운 느낌을 준다. 집에서 한 식구처럼 기르는 강아지의 그것(?)과 비슷하다 하여 불려진 이름이 아닌가 싶다.

점잖은 사람의 입에서 쉽게 내뱉기는 조금 그러하여 꽃 이름을 말하기도 주춤하여지지만, 그런 이름에서 더욱 우리의 정서와 친근감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정겨움으로 불려진 후에도 웃음이 나오는 이름이다. 그래서 다르게 불려지는 이름이 복주머니란이다. 주머니 모양의 꽃의 생김새에서 붙여진 것이리라. 복주머니란은 이 외에도 그 생김새로 인해 소오줌통, 요강꽃 등으로도 불려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10여 종의 복주머니란이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중 많은 종류가 백두산의 숲속 풀밭에서 자라고 있고 오늘 사진에서 만나는 복주머니란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하는 꽃이다. 그러나 그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어 쉽게 만나지지 않는 꽃이다.

복주머니란 중에 한 종류인 광릉요강꽃은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식물 1급으로 지정 보호하는 8종 가운데 하나이다. 광릉요강꽃은 경기도 광릉의 주엽산에 드물게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금은 더 이상 자생하는 곳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도감에서만 보아왔던 복주머니란을 처음 만난 것이 15년 전쯤으로 기억한다. 홍천에서 이사온 권사님 댁에 심방을 갔었다. 문 앞에 놓인 화분에 가득 내 눈에 확 뜨이는 것이 있었다. 아직 꽃대가 올라온 것은 아니지만 틀림없는 복주머니란이었다. 권사님의 친정 부모님 묘에 갔다가 그 옆 실개천에 무리지어 있는 것을 캐왔다고 했다. 아직도 거기에 많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며칠 후 권사님의 아들을 앞세워 부랴부랴 그곳을 찾아갔다. 그러나 한 촉도 남아있지 않았다. 뒤에 알고 보니 권사님의 언니가 그것을 내다 팔면 돈이 된다 하여 다 캐어갔다는 것이다. 거기 그대로 두었어야 했는데…. 복주머니란은 자리를 뜨면 몇 년 동안은 살아나는 것 같지만 결국은 죽고 만다. 그래서 귀한 꽃이다. 권사님 댁 화분의 복주머니란도 겨우 한 해를 넘기고 모두 죽고 말았다.

사진의 복주머니란은 종로 5가의 야생화를 파는 노점상에서 사다가 교회에 심어 꽃을 피운 것이다. 5년 정도 꽃이 잘 피는가 싶더니 결국 죽고 말았다. 하나님께서 살게 하신 그 자리에서 오래도록 아름다움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 자연의 청지기임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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