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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여행|털중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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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철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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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 아내와 함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삼림욕장을 찾았다. 능선을 따라 난 산길을 오른다. 장마철이라 습기까지 머물고 있는 6월의 풀숲은 후덥지근했다. 30여 분 올랐을까 아내가 먼저 ‘여보, 저기 꽃이 있네’ 하고 소리친다. 털중나리였다. 털중나리는 나리류 중 가장 먼저 피는 꽃으로 6월 말의 녹음 속에서 정열적으로 우리를 반겨주는 꽃이다. 20여 분쯤 더 오르니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 쉽게 정상에 올랐다. 거기에는 초록의 풀숲에 털중나리가 제법 무리지어 있었다. 반가웠다. 너무 좋으면 입이 귀에 걸린다 하였는데, 누가 그때 나의 얼굴을 보면 그랬을 것이다. 사진을 찍으려 풀숲에 엎드리니 땀이 온 몸에서 줄줄 흐른다. 그러나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상쾌함, 자연과 하나 됨의 경험이다.

7월은 나리의 계절이다. 나리는 백합과에 속하는 들꽃이다. 백합이라고 하면 교회에서 부활절에 꽃꽂이 소재로 많이 사용하는 흰색의 백합을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화원에 가면 이 밖에도 크고 화려한 갖가지 색상의 백합을 볼 수 있다. 이들 모두는 자생 나리를 관상용으로 개발한 원예종들이다. 흔히 이들 원예종들을 백합, 산에 피는 들꽃을 나리라고 구별하여 부른다. 7월의 산지 풀밭에서 볼 수 있는 나리류는 사진에서 보듯 대부분 황적색이고 드물게 솔나리는 핑크색이다. 원예종은 그 색이 더욱 화려하고 다양하다. 그런데 왜 백합일까? 백합을 한자로 쓰면 ‘흰’ 白이 아닌 ‘일백’ 百자를 써서 百合이라고 한다. 꽃의 색이 희어서가 아니라, 뿌리인 인경이 백 개의 겹으로 되어 있다 하여 백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나리 종류가 참 많다. 그 이름을 붙이는 데, 나리의 잎이 어긋나느냐 한 층 돌려나느냐에 따라 돌려나는 나리들은 이름 끝에 말나리를 붙인다. 또 꽃이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하늘을 향해 피면 하늘나리, 땅을 보고 피면 땅나리라고 한다. 말나리는 꽃이 옆을 본다. 말나리처럼 잎이 한 층 돌려나면서 꽃이 하늘을 보고 피면 하늘말나리, 말나리이면서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것은 섬말나리라고 한다. 중나리는 나리류 중 키가 중간 정도여서라든가? 털중나리는 중나리와 거의 비슷하면서 줄기에 보숭한 털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솔나리는 그 잎이 가느다란 솔잎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 붙이기 참 쉽지요잉~~~. 이 밖에 관상용으로 집 뜰에 즐겨 심기도 하는 참나리가 있다.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마태복음 6:28) 말씀하시지 않으셨던가? 들꽃을 보며 창조주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영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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