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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여행 | 땅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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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철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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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에는 10여 종의 나리꽃이 6월 말에서 8월에 걸쳐 짙은 녹색의 풀숲을 배경으로 적황색의 화려한 꽃을 피운다. 여름 산에 나리가 지천인 것처럼 순결을 지킨 처녀의 넋이 나리로 태어났다는 전설도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한 아리따운 처녀가 살고 있었다. 그 고을에는 행동거지가 아주 나쁜 고을 원님의 아들이 있었는데, 아버지의 권세를 믿고 모든 악행은 다 저지르고 다녔다. 원님 아들은 그 처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렸다. 어느날 그녀를 강제로 희롱하려 하자 처녀가 순결을 지키고자 끝내 자결하고 말았다. 이후 원님 아들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그녀를 양지 바른곳에 묻어 주었는데 훗날 그 무덤 위에 한송이 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원님 아들은 그 꽃을 정성으로 길렀는데 이 꽃이 나리꽃이다. 이런 전설을 가진 나리꽃이기에 꽃말이 ‘깨끗한 마음’이다.

학문에 정진하여 관직에 오르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그렸던 전통 민화인 ‘책(冊)거리도’에 나리꽃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나리꽃이 상징하는 의미가 벼슬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조선시대 당하관(堂下官)이나 권세 있는 사람을 높여서 부른 말 중에 ‘나리’가 있다. 면장나리, 군수나리, 나리님 등이 그 예이다. 깨끗한 마음으로 정무를 하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탐관오리를 부를 때는 개(犬)나리라고 하였다고 한다.

오늘 만나는 꽃은 나리꽃 중 땅나리이다. 꽃의 방향이 땅을 향하여 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나리꽃은 장마와 함께 핀다. 7월의 장마비가 잠시 멈춘 날이었다. 옛 추억을 더듬어 지금쯤 산에서 나리꽃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산을 올랐다. 마침 땅나리가 나를 반겨주었다. 아직 빗방울이 꽃잎에 매달려 있었고, 그 물방울 안에 작은 나리꽃이 숨어 있었다.

카메라를 가까이 대고 필름에 담았다. 이렇게 피사체 매우 가까이에서 찍는 것을 접사라고 한다. 접사에는 일반적으로 마크로렌즈가 쓰인다. 뒤에 있는 것들을 숨기기 위해 조리개를 개방하였다. 조리개를 조이면 뒷 배경까지 선명하게 나와 강조하려는 주피사체가 약해진다. 이 정도만 알고 카메라를 사용해도 촬영의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비 온 뒤 들로 나가 창조주 하나님께서 자연을 통해 보여주시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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