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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여행 | 쇠채아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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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철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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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채아재비꽃과 씨

들꽃 중에는 꽃도 아름답지만 씨나 열매가 더 아름다운 꽃들도 있다. 오늘은 그 중 하나인 쇠채아재비를 만나보려 한다. 외국 꽃사진작가의 사진집을 넘겨보다가 내 마음을 황홀케 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꽃이 아니라 쇠채라 이름하는 들꽃의 씨였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꽃이 없을까? 식물도감을 찾아보았으나 쇠채란 이름의 꽃이 있긴 한데 비슷하긴 했지만 사진집에서 본 것과는 많이 달랐다. 나중에 안 일이었지만 내가 쇠채라고 알고 있는 이것은 귀화식물로 토종의 쇠채와 구별하여 쇠채아재비라고 했다. 어디 가면 내가 쇠채라고 알고 있는 그 꽃을 만날 수 있을지?

그러던 중 15년 전쯤, 그 날은 현충일이었다. 한국꽃사진회 회원들과 함께 태백산으로 꽃사진 촬영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그토록 만나고 싶어 하던 쇠채를 만나게 되었다. 차창 밖으로 길 가에 민들레씨를 닮은, 그러나 크기는 야구공만한 씨를 보는 순간 저것이 쇠채구나 싶었다. 다른 풀들보다 키가 컸기에 얼른 눈에 띄었다. 차를 세웠다. 차를 세운 곳은 영월에서 제천으로 들어서는 국도로 철도 건널목 바로 건너서였다. 거기 길 가 풀 숲에 꽃은 보이지 않고 야구공만한 씨가 몇 개 있었다.

꽃은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에 피었다가 지기 때문에 볼 수 없었다. 씨를 두어개 꺾어 바람에 날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집에까지 갖고 왔다. 교회 마당 화단에 대부분의 야생화가 그렇듯이 직파(씨를 받는 즉시 뿌림)했다. 한 여름 장마가 지날 즈음 싹이 나고 실파처럼 자랐다. 이 꽃은 씨가 떨어져 싹이 나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 꽃을 피우고 씨를 맺은 다음 죽는 월년초다.

겨울을 잘 넘기고 다음 해 초여름 많은 꽃을 피우고 씨도 많이 맺었다. 렌즈를 통해 보니 씨의 아름다움이 환상이었다.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하나님께서 모든 만물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하신 것이 실감이 났다. 내가 하나님의 선물인 들꽃에 반하여 기뻐하는 것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실 것이라 생각된다. 그 뒤 이 씨를 몇 곳의 식물원에 보내주었는데 아마도 거기서 마음껏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으리라.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 쇠채아재비_씨의 확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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